“수사 말란 소리” “부작용 심각”
검사들 의견 취합해 대검 제출
강력부·반부패부 통합 추진
마약범죄 등 수사력 저하 우려
“검수완박 피해 국민이 떠안아”
법무부가 검찰의 6대 범죄(부패·공직자·경제·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직접수사 권한을 줄이고자 추진 중인 검찰 조직개편안에 대해 일선 검찰청에서는 불만과 우려를 담은 의견서를 오는 26일까지 대검찰청에 보고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일선 검찰청과 지청의 6대 범죄 수사에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승인을 받도록 한 부분을 사실상 ‘독소조항’이라고 판단, “법무부가 결국 구체적인 수사 개입에 나서려는 것”이라는 비판이 고스란히 담길 전망이다. 민생과 직결된 검찰 강력부를 반부패부와 통합하는 문제를 놓고는 마약 범죄율이 가장 높은 한 지방검찰청에서는 “심각한 부작용이 예상된다”는 의견을 대검에 보고하기로 했다.
25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도권 A검찰청은 조만간 소속 검사들의 의견을 취합한 뒤 이들의 의견을 상당 부분 반영해 대검에 제출할 예정이다. A검찰청 소속 검사는 “조직 개편안에 명시된 일선 지청이 법무부 장관 승인을 받고 수사를 개시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며 “법무부가 (검찰 수사에) 개입한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검찰청 내 다수 검사도 상당히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B지방검찰청도 내부회의를 통해 통일된 의견을 정하고 이를 대검에 전달할 계획이다. B검찰청 소속 검사는 “조직 개편안에 따르면, 일반 형사부에서는 6대 범죄 수사를 못 하게 된다”며 “이제 (직접수사를 담당하는) 일부 부서장에 ‘친정부’ 검사만 배치하면 권력수사를 막을 수 있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법무부는 내부지침에 있었던 내용이라고 하지만 형사부에서 6대 범죄 수사를 못 하게 하는 부분은 기존 지침에는 없었다”며 “왜 기존 지침과 같다고 주장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법무부는 이번 개편에서 강력부와 반부패부를 통합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강력부가 반부패부에 통합되면 검찰의 강력사건 수사력은 크게 저하될 우려가 크다. 특히 전국에서 마약범죄를 가장 많이 수사하는 수원지검은 강력부 통합안에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대검에 보고할 계획이다. 한 현직 검사는 “검찰청의 강력부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의 줄임말)을 이유로 없앴다가는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떠안게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번 검찰 조직개편안이 다음 달 국무회의를 통과할 경우 향후 청와대, 국회, 정부 등 권력기관을 향한 수사 지형도 크게 바뀔 전망이다. 예컨대 법무부가 있는 과천청사 사건을 관할하는 안양지청은 ‘과천발 6대 범죄’를 수사하려면 법무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수사가 가능하다. 이럴 경우 법무부 장관이 법무부 범죄에 대한 수사개시를 ‘셀프 승인·거부’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개편안에는 서울중앙지검은 6대 범죄를 반부패·강력수사부 등 전담부서에서만, 기타 지방검찰청은 형사 말(末)부 1개 부서에서만 검찰총장의 승인을 얻어 수사하도록 했다. 규모가 작은 지청에서는 총장의 요청과 법무부 장관의 승인을 얻은 후에야 임시 수사조직을 설치해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국회와 정부세종청사를 각각 담당하는 서울남부지검과 대전지검은 6대 범죄 수사 진행 시 검찰총장 승인을 받아야 수사를 개시할 수 있다.
이해완·염유섭·윤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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