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A · 서부선 · 고양-은평선 · 신분당선 서북연장선 · 은평새길

은평구, 잇단 교통인프라 확충

통일로 출퇴근길 시속 15㎞이하
3호선 이용객 20년새 40% 늘어
창릉신도시 등 주변인구 증가세
區 ‘신사고개역 신설’도 추진중


동맥경화에 걸린 듯 교통 체증이 극심한 서울 은평구에 5개 동맥이 뚫릴 예정이다. 현재 계획대로 철도 4개와 도로 1개 라인이 각각 놓이면 은평의 교통 대동맥 역할을 하는 통일로와 지하철 3호선의 혼잡도가 크게 낮아져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은평이 야심 차게 추진 중인 은평관광벨트의 빠른 발전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은평구 관계자는 “지역 사회가 교통 인프라 확충 소식에 들썩이고 있다”며 “구는 주민들이 겪는 교통 혼잡에 따른 고통을 하루라도 빨리 덜어주기 위해 계획을 현실화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눈에 보이는 변화는 오는 2024년 개통할 예정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 공사다. GTX-A 노선은 경기 파주시 운정에서 서울역과 삼성역을 지나 경기 화성시 동탄을 잇는데, 은평에선 서울의 관문 역할을 할 연신내역을 지난다. 구는 연신내역에 공원 등을 조성하며 인근 상권이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새절역은 서부선과 고양·은평선의 접점으로 두 라인의 환승역 역할을 할 예정이다. 새절역 아래로는 새절역∼신촌∼여의도∼서울대입구 구간을 연결하는 서부선이 오는 2023년 말 착공할 예정이다. 위로는 새절역∼향동∼창릉∼화정지구∼고양시청 노선의 고양·은평선이 이어진다. 고양·은평선은 제3기 창릉 신도시의 광역교통개선대책으로 추진돼 지난 4월 발표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됐다. 이 계획은 2021년부터 2030년까지 앞으로 10년간 철도망 구축의 기본방향과 노선 확충계획 등을 담은 중장기 법정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구는 고양·은평선의 새절역과 향동 사이 신사고개역 신설을 추진 중이다. 오는 6월 발표될 제4차 계획 수립 확정 고시에 반영하는 게 구의 목표다. 신사고개 일대는 4만8000명이 모여 살아 고양·은평선 위를 지나는 가좌로 교통량이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 구는 창릉 신도시 형성이 마무리되면 가좌로에 대규모 차량 유입이 불가피해 철도로의 분산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구 관계자는 “지난 2019년 11월 은평구민 30만 명의 지지 서명을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서울시 등 관계 기관에 전달했다”며 “신사고개역 신설 효과를 증명하기 위해 연구용역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제4차 계획에도 반영된 신분당선 서북연장선 조기 착공은 구가 공을 들이는 사안 중 하나다. 이 라인은 용산∼서울역∼시청∼상명대∼독바위∼신도중∼진관중∼삼송으로 이어지는데, 독바위부터 진관중이 은평에 속한다. 신분당선 서북연장선은 2016년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됐지만, 2018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통일로 교통 수요 대부분이 GTX-A 연신내역으로 흡수될 것”이라며 “경제성이 낮다”는 의견이 나와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제4차 계획에 따른 KDI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은평구에선 강남·북 간 균형 발전을 위해 해당 노선을 재정 사업이나 통과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공공 예비타당성 조사로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강남 개발로 발생하는 공공기여금을 강북 철도 건설에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경부고속선의 수색∼금천구청 구간 신설 역시 제4차 계획에 포함됐다. 서울역이나 용산역을 거치지 않고 수색에서 전국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거북이 도로’로 불리는 통일로를 통하지 않고 서울 도심으로 갈 수 있는 대안 도로도 생긴다. 최근 서울시는 은평구 불광동에서 종로구 구기터널과 자하문길까지 5.78㎞ 이어진 은평새길의 재추진을 시사했다. 투자적격성 심사를 통과하면 은평새길 역시 가시권으로 들어온다. 은평새길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약이었다. 2007년 확정된 은평새길 신설은 종로구 주민들의 반대로 10년 넘게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했지만, 지금은 다른 기류가 흐른다는 평가다.

그동안 은평 등 서울 서북부 지역은 교통 인프라 개발에서 배제돼왔다. 1기 일산 신도시에 28만 명, 2기 운정 신도시에 22만 명, 은평뉴타운에 5만 명, 택지 개발이 이뤄진 삼송·원흥·지축에 12만 명, 창릉 신도시에 10만 명이 입주했거나 할 예정이지만 교통 인프라는 그대로다. 서울 도심으로 오갈 수 있는 유일한 도로인 통일로는 언제나 소화 불량 상태다. 통일로의 일일 교통량은 약 6만대로, 평균 통행 속도는 시속 21㎞이고 출퇴근 시간대엔 시속 15㎞ 이하로 떨어진다. 철도로는 3호선이 유일한데 지난 20년간 이용객이 40%나 늘었다. ‘균형 발전’이 이뤄지면 인근 지역 상권이 살고 신도시의 기능이 강화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구 관계자는 “교통인프라 신설이 계획대로 이뤄지면 교통 혼잡도가 얼마나 줄어드는지, 추가 보완책이 필요한지 등을 점검하는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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