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석원 화백이 지난 4월 1일 푸르메재단에 기증한 ‘노래하는 호랑이’ 제막식에서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푸르메재단 제공
사석원 화백이 지난 4월 1일 푸르메재단에 기증한 ‘노래하는 호랑이’ 제막식에서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푸르메재단 제공
푸르메재단에 매년 작품 정기 기부 약속 사석원 화가

마포 어린이재활병원 로비에
‘동물들의 합창’ 그려주기도
5년전엔 대표작‘경복궁’기부
재단“예술계 나눔 새 초석될것”

뉴욕·파리·도쿄서 왕성한 활동
문화일보에 ‘서울연가’ 연재도


“제 작품으로 장애어린이와 청년에게 희망을 줄 수 있어 더없이 기쁩니다.”

사석원(61) 화백은 25일 이렇게 말했다. 그는 오는 31일 장애어린이 전문 재활병원을 운영하는 푸르메재단에 매년 30호 크기 작품을 기부하는 약정식을 한다. 화가가 작품을 매년 정기기부하기로 약정하는 것은 국내 최초 사례다.

사 화백은 한국을 대표하는 중견 작가로 해외에도 널리 알려져 있다. 국내뿐 아니라 뉴욕, 파리, 도쿄 등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며 왕성하게 활동해왔다. 지난 2013년 문화일보에 글과 그림을 담은 ‘사석원의 서울연가(戀歌)’를 연재해 큰 반응을 얻기도 했다.

그는 “제가 기부와 관련해 말씀드리는 것은 민망하다”면서도 “장애어린이와 청년을 위한 작품이라고 생각하니 더 신나게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고 전했다. 사 화백은 서울 마포에 있는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로비에 ‘동물들의 합창’을 직접 그려주기도 했다. 아픈 어린이들이 무서워하는 병원이 아니라 가고 싶은 곳이 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에서였다.

사 화백은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로부터 시민들이 기금을 모아 재활병원을 지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크게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푸르메재단은 장애인과 가족이 믿을 수 있는 재활병원을 만든다는 취지로 지난 2005년 설립됐다. 1만여 명의 시민이 후원하고 500여 기업과 단체, 지방자치단체가 힘을 모아서 2015년 어린이재활병원이 탄생했다. 사 화백은 지난 2016년에도 자신의 대표작 ‘경복궁 향원정의 십장생’을 이 병원에 기증했다.

그뿐 아니라 지난해 푸르메재단 설립 15주년을 기념해 서울 종로구 재단 로비에 ‘노래하는 호랑이’ 그림을 그리고 이를 형상화한 조형물을 설치했다. 여동생 호랑이가 노래를 부르고 있고 그 옆에 오빠 호랑이가 흐뭇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다. “푸르메센터를 오가는 장애어린이들에게 용기와 즐거움을 주고 싶어 유쾌하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의 호랑이를 그렸다”는 것이 사 화백 설명이다. 이 조형물은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에 이어 서울 종로구의 공공조형물 2호로 지정됐다.

재단 측은 “앞으로 매년 기부될 사 화백의 작품들은 장애어린이 재활치료 사업과 장애청년 자립사업 기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라며 “문화예술계의 나눔에 새로운 초석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사 화백은 “제가 여느 사람보다 특별히 더 다정하거나 자애로운 성품은 아니지만, 앞으로도 주변 이웃을 돌아보며 작품을 통한 나눔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장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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