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한달

집값 추가상승·개발 기대감에
규제 아닌 ‘호재’로 받아들여
여의동·목동 등 매물 40% 감소


지난달 27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영등포구 여의동, 양천구 목동 지역 아파트 매물이 한 달 새 40%가량 줄어들고 호가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6월 1일부터 예고된 보유세 부과 부담과 임대사업자 추가 규제 가능성에도 불구, 개발 기대감과 집값 상승 전망이 더 크게 작용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을 규제가 아닌 오히려 호재로 받아들이면서 예상했던 기대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25일 기준 압구정동 아파트 매매 매물 건수는 295건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을 때의 504건보다 41% 급감했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감소 폭(2.8%, 4만7681건→4만6314건)의 15배에 가까운 규모다. 여의동과 목동 역시 같은 기간 각각 28%(446건→322건), 14%(549건→473건) 줄었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매물 감소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영향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압구정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후 재건축 기대감이 높아졌다”며 “실수요자가 있어도 매도자가 가격을 비싸게 불러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높은 가격에 팔리지 않는다면 차라리 안고 가겠다는 집주인이 늘면서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의미다.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하고 그나마 나온 매물 호가도 높게 형성돼 재건축 아파트 가격 전체가 또다시 들썩거리고 있다. 현재 압구정동 신현대(현대9, 11, 12차) 전용 183㎡의 호가는 70억 원까지 치솟았다. 불과 4개월 전인 지난해 말 같은 동, 같은 층수의 아파트 매물이 52억 원에 팔린 것을 고려하면 5개월 새 호가가 18억 원이나 뛴 셈이다. 목동신시가지 1~14단지는 11단지 등 소형 면적 단지를 제외하고 호가가 대출 불가 선인 15억 원을 넘어섰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미 지난해 강남의 절반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지만, 거래가 줄고 오히려 집값이 오르는 등 당초 기대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로 6월 이후 매물 잠김 현상이 더 심해지고, 단기 공급 대책이 나오기 어려워 집값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임대사업자를 대상으로 매도를 유인하는 추가 규제가 나온다고 해도 대선을 앞두고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 매물이 많이 늘어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황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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