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면 되던 논 물대기 이제는 3~6일 걸려” 피해 호소

충남 공주시 공주보(洑) 인근 농민들이 공주보 개방 이후 기존 관정이 마르면서 새로 지하수를 퍼 올리는 데 들어가는 전기료 부담이 10배가량으로 늘었다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25일 지역 농민들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난 2017년 11월부터 공주보 수문을 열어 물을 방류하는 보 개방 조치 이후 기존 8∼10m 깊이의 농사용 관정이 지하수위 저하로 물이 나오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하 70∼100m 깊이의 대형 관정 27개를 공주 신관동 등 일대 지역에 새로 파 대체 농업용수로 쓰도록 했다. 그러나 대형 관정에서 퍼 올리는 지하수 양이 예상보다 적어 양수 모터 전기 사용시간이 종전보다 훨씬 길어졌다. 신관동 쌍신마을의 한 농민은 “종전에는 1000평 논에 물을 대는 시간이 하루 걸리던 것이 이제는 3∼6일이 걸리는 식”이라며 “논·밭·축사 등에 물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지하수 사용에 따른 전기료가 연간 2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급증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농민은 “관정 수량이 적은 것은 일정 깊이 이상의 대형 관정의 경우 사용량에 따라 설치 허가가 까다로워 일정 수량 이상을 퍼 올리지 못하게 ‘인버터’를 설치해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관정 1곳당 정부 예산 2000만∼3000만 원이 들었다. 양수능력은 하루 최대 150t으로, 기존 관정보다 3배 정도로 크다고 당초 환경부는 설명했다.

신관동의 한 농민은 “대체 관정 사용으로 전기료 부담이 이렇게 늘어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정부 정책 변경으로 농민들의 피해가 발생한 만큼 늘어난 유지비도 정부가 책임지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응진 공주보해체반대투쟁위원회 사무국장은 “공주보 주변 농민들이 정부가 새로 파준 대형 관정으로 영농비 부담이 늘어나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지만 묵묵부답”이라며 “공주보 개방 조치로 멀쩡하던 기존 관정을 못쓰게 만들면서 대체 관정개발에 국민 세금을 낭비하고, 농민들의 추가 피해는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사업단 관계자는 “농업용수 사용량이 많아 전기료가 더 나오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전기요금은 주민 부담이 원칙으로 지원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공주시가 지난 2019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시민 74.8%가 ‘공주보를 지금처럼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공주시의회도 같은 해 2월 보 해체 반대를 결의한 바 있다. 하지만,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는 지난 1월 18일 공주보는 상부 교량만 남기고 해체하기로 결정했다. 금강 세종보·영산강 죽산보는 전면 해체하기로 했다.

공주=김창희 기자
김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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