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구 사의 표명

“새로운 일꾼 필요하다 생각”
법무부 통해 사퇴소회 전해
檢관계자 “폭행 책임은 빠져”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징계 과정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대리해 사실상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를 주도하는 등 법무부 내에서 실세로 불린 이용구(사진) 법무부 차관이 취임 178일 만인 28일 사의를 표명한 것을 두고 검찰 내에선 “늦어도 한참 늦은 사퇴”라는 지적이 나왔다.

28일 법무부는 이날 이 차관의 사의 표명 사실과 함께 “새로운 일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는 소회를 전했다. 이를 두고 검찰 관계자는 “기소를 앞둔 택시기사 폭행 논란에 대한 어떤 책임 있는 자세도 보이지 않는 알맹이 없는 소회”라고 총평했다.


이 차관은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다. 이번 정부에서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을 비롯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후임자 등으로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다. 차관 임명 전 변호사 시절 이 차관이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을 변호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번 사의 배경에는 ‘택시기사 폭행 사건’이 있다는 게 법조계 공통된 분석이다. 이 차관은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구 아파트 단지 근처에서 술에 취해 잠든 자신을 깨우던 택시기사 A 씨의 멱살을 잡은 혐의를 받는다. 서울 서초서는 당시 이 차관을 입건하지 않고 사건을 내사 종결해 ‘봐주기 의혹’이 불거졌다. 검찰은 이 차관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를 적용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팀은 이 차관의 ‘수사 무마’ 의혹에 대해서도 기소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내달 그를 재판에 넘길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2일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이동언)는 이 차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최근 사건 발생 당시 다수의 서초경찰서 간부는 사건 발생 직후부터 기사 검색 등을 통해 당시 이 차관이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에서 초대 공수처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라는 사실을 파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경찰은 서초서가 이 차관을 조사할 당시 평범한 변호사로만 알고 있었다는 입장이었으나, 경찰 자체 조사 과정에서 새로운 정황이 드러나 난처한 상황에 빠진 것이다. “이 차관 사건이 내사 종결된 배경에는 외압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다시 불거지면서 진상조사단은 외압 의혹 규명에 수사력을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윤정선·정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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