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 커뮤니티 잇단 비판 글

“민사 관할변경 기준통계 엉망
인사개혁·상고심 개선 못해”

“임기 3분의 2 넘어섰는데
거짓말 논란과 명분 쌓기 뿐”


일선 판사가 김명수 대법원장이 전국 법관 간담회의 첫 주제로 논의한 민사 재판의 ‘사물관할(지방법원의 단독판사와 합의부 간의 사건분배 표준)’ 변경을 놓고 “엉터리 사법행정”이라며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법원 안팎에서도 김 대법원장 취임 이후 ‘좋은 재판’을 강조하며 사법행정 개혁을 주창해왔지만, 임기가 3분의 2를 넘어서는 현재까지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도 함께 나오고 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 일선 판사는 최근 판사들의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인 ‘이판사판’에 지난 24일 대법원 주최로 열린 ‘좋은 재판 지원을 위한 전국 법관 온라인 열린 간담회’ 첫 주제인 민사 재판 사물관할 변경과 관련 “대법원장 임기가 3분의 2가 넘어가는 시점에, 그것도 5월 말에 잘못된, 혹은 의도적으로 숨겨놓은 통계를 기초로 무슨 토론을 하자는 것”이라며 “무엇을 근거로 무엇을 해결하기 위해 한 것인지도 의문스러운 ‘전국법관대표회의 결의’ 집행을 위한 정당성과 명분 쌓기인가”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12월 전국법관대표회의 정기회의에서는 단독재판과 합의재판의 사물관할 구분 소가를 현행 2억 원에서 4억 원으로 상향하는 등 1심 단독 재판의 확대를 결의한 바 있다. 민사 합의부에 사건이 많이 몰리는 고질적 문제 해결을 위해 사건을 효율적으로 재분배하고 국민의 신속한 재판 받을 권리를 보장하자는 취지다. 대법원은 이번 간담회를 통해 전국 법관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법원 행정처에서 게시한 간담회 자료에 대해서도 “합의부 1개 없애니 3개의 단독 재판부가 늘어난다는 단순 분석은 초등학교 3학년만 돼도 할 수 있는 산수 수준으로 이에 수반되는 인적·물적자원 확대가 고려돼야 한다”며 “솔직히 부끄럽다. 이 정도가 지금 사법행정을 담당하는 이들의 수준이라니, 이걸 가지고 전국 법관들과 토의하자고 한다니, 참담하다”고도 적었다.

일선 판사들 사이에서도 김 대법원장의 사법 행정에 대한 비판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대법원장에 집중된 인사 권한을 분산하고 법원장 인사에서 외부 추천을 확대하는 등 인사 개혁 의지도 밝혔으나, 여전히 대법원장 1인 인사권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상고심 제도 개선도 주요 과제로 꼽았지만 구체적인 안을 내놓지 못한 상태다. 일선 부장판사는 “김 대법원장이 임기 말에 접어들고 있지만, 사법행정 개혁 및 상고제도 개선 등 취임 당시 밝힌 청사진들이 제대로 지켜낸 게 하나도 없다”며 “임기를 앞두고 ‘코드인사’와 거짓말 논란을 제외하고 성과가 없으니 뒤늦게 간담회로 명분 쌓기만 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
이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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