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제품 10분의1 값 中서 인기
제주 학교·골프텔에 설치 호응
퍼팅시스템 ‘조이 퍼트’도 개발
게이트볼에 적용 치매예방 활용
2019년 부부라운드서 79타
동반자 “70대打 3번 쳐야 싱글”
라이프 베스트 치고 패 못받아
지난 10일 제주에서 21년간 골프 소프트웨어 개발 사업을 하는 강희석(56) 인포마인드 대표를 만났다. 그는 우연히 제주에 갔다가 정착한 드문 사례다.
강 대표는 “1992년 수도권 대학을 졸업한 뒤 대학원 진학을 위해 머리를 식히려 대책 없이 제주에 눌러앉았다”며 “시간이 흐르면서 골프를 매개로 취미와 사업이 하나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수년간 개발한 ‘가정용 스크린골프 시뮬레이터’가 중국에 수출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어 한창 바쁘게 활동 중이다. 그가 내놓은 제품은 가정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500만 원대의 보급형으로 가격은 타사 제품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그는 “시중 유명 제품군들은 5000만 원대”라며 “저희 제품은 인테리어 비용을 포함해도 2000만 원에 설치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강 대표는 2년 전 저가형 스크린골프 100대를 중국에 팔아 자신감을 얻었다. 이번 제품 역시 중국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으로 성능을 인정받아 CEO들이 회사나 가정에 잇따라 설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제주의 한 골프텔과 계약 상담 중이며 지난해 제주 지역 저청·김녕중학교에 설치해 학생들로부터 큰 반향을 끌어냈다.
그는 2006년부터 골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베스트 스코어는 2019년 봄 제주 아덴힐 CC에서 동창 부부들과 함께 나선 라운드에서 79타를 쳤다. 하지만 싱글 패를 받지 못했다. 동창인 동반자들이 70대를 3번 쳐야 진정한 싱글로 인정한다는 자체 규칙을 내세웠기 때문이었다. 그는 “2년 전부터 부부동반으로 골프 모임이 많아졌다”며 “그때 90대를 치다가 갑자기 80대로 내려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부부가 함께하니 아내보단 공을 잘 쳐야 체면이 설 것 같아 연습을 많이 했던 덕분”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그는 “잘 맞으면 220m는 넘게 나가지만, 방향성이 문제”라며 “아내로부터 늘 힘이 들어가니 힘 빼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고 말했다.
그는 “골프는 확실히 배우고 투자한 만큼 효과가 난다”며 “모든 운동은 레슨을 받아야 하고 중간 점검도 필수”라고 지적했다.
강 대표는 최근 골프 등 소프트웨어 관련 사업이 순항하고 있다. 골프 퍼팅, 산악자전거, 체중계 등의 소프트웨어 개발을 통해 올레 TV에 서비스했다. 또 ‘조이 퍼트’라는 퍼팅 시스템도 개발했다. 골프장 그린을 화면에 나타내고 실제 퍼팅을 할 수 있는 느낌이 들도록 한 것이다. 이들 프로그램은 골프와 게이트볼에도 적용해 치매 예방에도 활용된다.
최근 센서기술이 좋아져 휴대전화에서도 골프스윙을 모두 표현하고 수치화할 수 있다. 연습기에 센서를 달아 집에서 컴퓨터와 연결, 화면을 통해 골프를 즐길 수 있다. 강 대표는 최근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한발 더 나아가 게임기를 자체 조립해 판매하는 제조업에도 진출했다.
강 대표는 “골프는 워낙 변수가 많은 운동”이라며 “80대 초반 타수를 치다가도 90대 타수를 넘기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그는 “골프는 ‘열정 게임’이며 열정과 타수는 비례한다”며 “최근에도 골프 열정을 되살리려 연습장에도 자주 다닌다”고 말했다. 그는 골프 모임도 월 4차례 주 1회 꼭 나간다. 그는 최근 롯데 스카이힐에서의 라운드 도중 최고의 ‘인생 샷’을 경험했다. 친구들과 2명씩 팀을 나눠 저녁 내기를 하던 중, 후반 파 5홀에서 2온을 노렸지만 그린 옆 벙커로 빠져 낙담하다가 벙커에서 친 세 번째 샷이 홀로 들어가 이글을 기록했다. 그는 “친구와의 내기에서 이긴 것도 좋았지만, 벙커에서의 탈출이 이글이 된 것을 돌이켜 보면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돋는다”고 전했다.
제주 =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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