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운수(29)·두예지(여·25) 부부

저(예지)는 운수 씨를 처음 봤을 때 ‘정말 말 많고 촐싹거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과묵하고 남자다운 사람을 좋아하는 제 눈에는 남자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운수 씨는 첫 만남에서 제가 많이 웃는 모습을 보고, 제가 이렇게 생각하리라곤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본인은 저에게 호감을 많이 느꼈다고 하고요.

제 마음이 운수 씨에게로 기운 건, 저희 둘을 소개해준 친구가 끈질기게 이어주려고 한 덕분입니다. 운수 씨가 적극적으로 연락해 오기도 했고요. 그렇게 첫 데이트 약속을 잡았습니다. 첫 만남에서 기분 좋은 강아지처럼 방방 뛰는 이미지였던 운수 씨가 첫 데이트에서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무척 쑥스러워하고 과묵했습니다. 저를 조심스럽고 섬세하게 챙겨주기까지 했고요. 저는 ‘심쿵’ 했습니다. 남자로 안 보였던 운수 씨가 그 순간부터 잘생겨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고백은 세 번 만났을 때 받았습니다. 받은 게 아니라 한 것도 같습니다.

어색하게 “우리가 만나면∼(어쩌고, 저쩌고) 네가 나랑 만나볼 생각이 있는지 그걸 물어봐도 될지∼(어쩌고, 저쩌고).”

운수 씨가 서론만 길게 늘어놓길래 제가 “그러니까 사귀자는 거지?”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서로 먼저 고백했다고 주장합니다. 하하.

저희는 2018년 연애를 시작해 지난해 11월 결혼식을 올렸어요. 제가 결정적으로 결혼을 생각하게 된 계기는 공원에서 아이들을 마주칠 때마다 최소 10분씩 놀아주는 운수 씨 모습을 보고서입니다. 가정적이고 유쾌한 운수 씨와 결혼한다면 늘 행복하게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연애 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내 말을 가장 재밌게 들어주고 웃어주는 오빠야! 지금처럼 작은 일에도 하하 호호 웃으면서 재밌게 살아가자, 항상 사랑해.”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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