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 2일 판정회의 주목

인용땐 원청을 사용자로 인정
산업·노동계 파장 상당할 듯


고용노동부 산하 중앙노동위원회가 CJ대한통운과 택배노조 간 부당노동행위 분쟁에서 “원청업체가 하청업체 단체교섭도 일부 책임져야 한다”고 부분 인용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종 판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경우 원청기업이 하청업체 근로자들을 직접 고용하지 않아도 실제 사용자로 부분 인정된다는 의미로 노동계와 산업계에 미칠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노동계에 따르면 중노위는 오는 6월 2일 열리는 CJ대한통운 부당노동행위 심판사건 판정회의에서 하청업체 근로자들의 주장을 부분 인용하는 결론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판정의 골자는 “원청업체의 전체적인 사용자성(使用者性)을 인정하기 힘들지만, 원청업체가 하청업체의 ‘안전과 보건’에 대한 일부 교섭권을 인정하고 부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노위는 노사 분쟁에 대해 조정하고 판정을 내리는 준사법적 합의제 행정기관이다.

택배기사들이 속한 택배노조는 지난해 3월 원청인 CJ대한통운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 통상 택배업체들은 택배 대리점들과 운송 계약을 맺고 대리점들은 택배기사들과 각각 계약한 후 물량을 맡긴다. 즉 택배기사들과 하청 계약을 직접 맺는 곳은 대리점들이다. 하지만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에 추가 요청한 단체교섭이 거절당하자 중노위에 제소했다.

중노위가 안전·보건에 대한 교섭권을 받아들이면 원청업체들은 실질적으로는 사용자성을 인정받게 돼 공동 사용자 책임을 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안전·보건은 적용 범위가 광범위한 만큼 기업들의 시설과 투자 등 경영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다. 산업계는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에도 원청업체의 안전·보건에 대한 책임이 이미 명시돼 있어 중노위 결정이 확정되면 ‘거미줄 규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18년 서울지방노동위원회와 중노위는 원청 택배업체의 사용자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판정을 수차례 내린 바 있다. 법원 판단도 유사하다. 지난 2018년 현대중공업을 상대로 사내하청노조가 제기한 1·2심 재판에서 “원청을 단체교섭의무를 지는 사용자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모두 원고 패소 판결이 나온 바 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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