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업무처리 개선안 마련
데이트 폭력은 여청과서 맡아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고 손정민(22) 씨 사건 등을 계기로 경찰이 실종 수사 체계를 7년 만에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단순 실종 사건이 아닌 것으로 판단되는 사건에 대해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과(여청과)가 아닌 형사과가 전담해 바로 수사에 착수하게 된다.

28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청은 최근 실종팀 관할 업무처리 개선안을 마련했다. 신고 단계에서 범죄 혐의점이 있다고 판단되면 형사과가 강력 범죄에 준해 즉시 수사에 나서도록 했다.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판단되는 자살위험자, 치매환자 등이 관련된 단순 실종 사건은 기존대로 여청과가 담당한다. 기존 형사과가 맡던 ‘데이트 폭력’ 사건은 여청과로 이관된다. 실종수사를 형사과가 담당하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8년 형사실종팀이 신설된 후 형사과가 실종수사를 전담해왔다. 그러다가 2015년 여청수사팀이 신설돼 현재까지 여청과가 실종 수사를 총괄 대응하되, 범죄가 의심될 경우 적절한 시기에 형사과로 이관하고 있다. 이 경우, 이미 사건 ‘골든타임’이 지나 중요 사건을 적시 대응 못 한다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 ‘고유정 사건’의 경우 실종신고 4일이 지나 형사과로 넘어가며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다. 그 사이 고유정은 훼손한 전 남편의 시신을 가지고 제주를 빠져나와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손정민 씨 사건의 경우도 경찰이 초동 대응을 제대로 못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방안에 대해 일선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여청과 소속 한 경찰관은 “인력은 그대로인데 데이트 폭력 관련 업무가 추가되고 기존 실종팀 업무의 80%는 그대로 남는 구조”라며 “10월부터 시행되는 스토킹처벌법에 따라 업무량 증가가 예상되는데 과부하가 걸릴 게 뻔하다”고 토로했다.

김보름 기자 fullm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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