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업자·출판업자 등 덜미
1억원 이상 교환 체납자 99명
제 2금융권 587곳 추가 조사
284명 주식 추적 842억 압류도
사채업자 A 씨는 자동차세 등 4100만 원을 체납한 상태에서 2019년부터 2년에 걸쳐 자기앞수표 438억 원을 교환했다가 최근 서울시 38세금징수과에 적발됐다. A 씨는 조사를 받은 후 차명으로 보관했던 가상화폐를 납세 담보로 제공했다.
지방소득세 등 3800만 원을 내지 않은 사채업자 B 씨는 올해 1월 자기앞수표 19억 원을 교환했다가 시가 조사에 나선 것을 알아차리고 자발적으로 체납 세금 전액을 냈다.
서울시 38세금징수과는 체납 세금은 내지 않으면서 고액의 현금을 자기앞수표로 교환해 재산을 숨긴 고액체납자 623명을 찾아냈다고 28일 밝혔다. 시가 자기앞수표 교환 실태를 조사해 체납자를 추적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시는 10개 은행을 통해 2019년부터 올해 3월까지 고액체납자의 자기앞수표 교환 내역을 입수, 623명이 1714억 원을 자기앞수표로 바꿔 사용하면서도 밀린 세금 812억 원은 납부하지 않은 사실을 찾아냈다.
자기앞수표로 교환한 액수는 체납 세금의 2.1배에 달한다. 특히 1억 원 이상을 수표로 교환한 체납자는 99명으로, 체납액은 260억 원이었다. 이들의 수표 교환금액 1627억 원은 전체 수표 교환액의 94%에 달한다.
이번에 적발된 체납자 중 현재 74명이 13억 원의 체납 세금을 냈고, 나머지는 납부를 약속하거나 담보를 제공했다. 시는 자금흐름 추적을 통해 재산은닉 혐의가 포착되거나 차명거래가 확인된 체납자 등은 고발 조치할 계획이다. 특히 차명거래는 금융실명법 위반으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시는 새마을금고 등 제2 금융권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을 것으로 보고 587개 금융기관의 자기앞수표 교환 내역을 추가로 조사 중이다.
이와 별도로 시는 국내 28개 증권사를 통해 고액체납자 380명이 가진 1038억 원 상당의 주식을 확인했다. 이 중 284명의 보유 주식 842억 원은 즉시 압류 조치했다. 이후에도 체납자들이 세금을 내지 않으면 시는 주식 강제 매각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시는 주로 부동산을 활용하던 고액체납자들의 재산은닉 방식이 점차 금융 분야로 옮겨가는 것을 포착, 올해 1월 ‘경제금융추적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 시는 지난달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고액체납자가 은닉한 가상화폐에 대한 압류 조치도 단행한 바 있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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