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가일 버겐스케
아비가일 버겐스케

오하이오주 성인·청소년 2명 발표… 22세 버겐스케 11억원 횡재

“백신 맞자고 격려하고 싶어
엔지니어 일은 계속 할 것
당첨금 일부 기부하고 투자”

청소년 당첨엔 14세 코스텔로
10만명 경쟁 뚫고 전액 장학금
州접종률 45% 늘어 일단 성공


“처음에는 장난 전화인 줄 알았어요. 부모님 집으로 걸어 들어갈 때 전 괴성을 지르고 있었죠. 부모님은 뭔가 잘못된 줄 아셨을 거예요. 전 100만 달러가 생겼고, 이제 백만장자가 될 거라고 소리치기 시작했어요.”

지난 26일(현지시간) 오후 7시 29분쯤 아비가일 버겐스케(22·사진)는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클리블랜드 근처의 부모님 집으로 차를 몰고 있었다. TV에선 오하이오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도입한 ‘100만 달러’(약 11억 원) 복권의 첫 번째 당첨자 발표가 생중계되던 중이었다. 휴대전화가 울렸고, 맞은편에서 마이크 드와인 오하이오 주지사의 음성이 흘러나왔다. 이내 버겐스케의 휴대전화는 쏟아지는 문자로 미친 듯이 울려댔다.

27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버겐스케는 미국에서 처음으로 ‘백신 로또’를 도입한 오하이오주에서 나온 최초 당첨자다. 그는 지난해 대학을 졸업했고, 엔지니어로 일하기 위해 신시내티로 이사했다. 오하이오주에선 백신 접종을 마친 270만 명이 복권에 응모했고, 몇 주 내로 추가 추첨이 진행될 전망이다. 버겐스케는 “누구에게나 백신을 맞자고 격려하고 싶다”며 “100만 달러 복권이 충분한 유인책이 되지 않는다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하루아침에 돈벼락을 맞은 버겐스케는 지금 하던 일을 그만둘 생각은 없으며, 당첨금 일부를 기부하고 나머지는 투자에 쓰겠다고 밝혔다. 그녀는 “여전히 나의 꿈은 중고차를 매입하는 것”이라고 했다.

조제프 코스텔로(가운데)와 그의 가족.  뉴욕타임스제공
조제프 코스텔로(가운데)와 그의 가족. 뉴욕타임스제공

오하이오주가 12∼17세 사이 학생들에게 약속한 전액 장학금의 주인공도 나왔다. 엥글우드에 사는 조제프 코스텔로(14)는 10만4000명의 경쟁자를 뚫고 대학 장학금을 받게 됐다. 드와인 주지사로부터 당첨 안내 전화를 받은 것은 그의 엄마 콜린 코스텔로였다. 그녀는 “처음엔 녹음된 음성인 줄 알았는데, 얘기를 계속 나눌수록 진짜 주지사라는 걸 깨달았다”며 “근처에 주저앉을 수 있는 벤치가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했다.

미국에선 오하이오주를 시작으로 콜로라도·오리건·뉴욕 등에서 앞다퉈 백신 복권을 도입해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드와인 주지사는 “현시점에서 진정한 낭비는 코로나19로 인해 누군가 죽는 것”이라며 제도의 실효성을 홍보했고, “복권 도입 후 백신 접종률이 45% 향상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애초 접종에 부정적이었던 사람들의 마음을 돌리는 데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코스텔로의 경우 복권 도입 후 접종 시점을 앞당긴 케이스지만, 버겐스케와 같이 한참 전 접종을 완료한 사람이 당첨되는 일도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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