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호텔을 표방하는 부산 해운대 영무파라드호텔에 깍두기 머리의 남자들이 나타났다. 주머니에 손을 꽂거나, 글러브를 손에 끼고 있다. 가운데 남자는 누군가에게 선물하려는지 꽃다발을 손에 들고 있다.
이 남자들은 영무파라드호텔 3층에 있는 갤러리 ‘더 코르소 앤 김냇과’에서 여는 인물 조각 전시의 주인공들이다. 김원근 조각가의 초대전이 6월 1일부터 7월 10일까지 열린다. 제목은 ‘사모남’展. 사랑밖에 모르는 남자, 사랑받을지 모르는 남자, 사랑을 모르는 남자라는 뜻을 담고 있다.
그러니까, 이 깍두기 머리의 남자들은 사랑에 빠진 순정남들이다. 김원근은 이들을 과장되고 우스꽝스럽게 표현했다. 시골 동네 건달 같은 외양이지만, 속은 정 많고 순진한 사람임을 알 수 있게 한다.
김 작가는 B급 인생들의 내면을 ‘웃음’이라는 키워드에 담아 전달해왔다. 처음에는 쓸쓸하고 고통스러운 인간의 내면을 표현하는 인물상을 만들었으나 관객이 더 힘들어질 것 같아서 웃음을 자아내는 작품으로 바꿨다는 것이 작가 설명이다. 그러니 그의 조각에 담긴 해학은 각다귀 인생을 견디게 하는 치유제 같은 것이다.
김 작가의 작품은 강릉하슬라아트센터, 양평기차역 등 전국 곳곳의 관광명소에 많이 전시돼 있다. 터키 룰레부르가즈 시청, 스페인 알메리아 대학 등 해외에도 설치되며 한국 조각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갤러리 ‘더 코르소 앤 김냇과’는 “많은 관객이 김 작가의 작품을 마주하며 얼굴 가득 웃음 짓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호텔을 찾는 손님들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도 공간을 오픈한다. 아트컬렉터인 박헌택 영무파라드호텔 대표는 “일상과 예술이 혼합된 즐거움을 선사하는 공간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한편 갤러리 ‘더 코르소 앤 김냇과’는 이달 부산고 경남고 라이벌전으로 개관했다. 6월 김원근 초대전에 이어 7월에는 영무파라드 호텔아트페어를 열 예정이다.
장재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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