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단체 4000~5000명 활동
현대적 서예 창안에 혼신의 힘
전문가 “초·중등 과정 만들어야”
현재 서예는 예술 장르로서의 위의(威儀)를 잃고 관련 단체 공모전과 동네 서예학원을 통해 겨우 명맥을 잇고 있다. 미술품 경매 시장에서는 서예 작품이 매매되지 않고, 자·타칭 작가들이 전시회를 열면 지인들이 알음알음으로 사주는 형편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일부 서예가는 전통을 잇되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현대적 서예 창안에 혼신의 힘을 쏟아왔다.
그 첫손가락에 초정(艸丁) 권창륜(78)이 꼽힌다. 일중 김충현, 여초 김응현 형제의 문하를 오가며 글씨를 배운 직계 제자로, 지난 2018년 제6회 일중서예상 대상을 받았다. 그는 스승 일중이 ‘너만의 서체를 찾아라’고 한 가르침을 평생 가슴에 품고 살았다고 한다. 서예를 통해 문자 조형미를 극대화하는 작업은 스승의 가르침을 받들기 위한 것이다.
하석(何石) 박원규(74)도 정통을 지키면서 서예의 갈 길을 보여주는 작가로 평가받는다. 고전과 역사를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해 조형성이 빼어난 자신만의 필획을 창조해냈다. 시몽(是夢) 황석봉(74)은 고문(古文) 글씨를 바탕으로 개성적 서체를 만들고 현대미술처럼 색을 입힌 작품을 선보였다. 첨단을 내세운 실험으로 보이지만, 서화(書畵) 일체의 전통에 바탕을 둔 작업이다.
다천(茶泉) 김종원(67)은 ‘서화 일체’ 전통을 독창적으로 해석한 작품으로 일가를 이뤘다. 글씨와 그림의 경계를 흐림으로써 역설적으로 일체화하는 작품을 만들어 서예와 현대미술의 접합을 시도했다. 때론 서예 작품을 즉석에서 선보이는 공연을 통해 현대의 대중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한다.
이동국 서예평론가는 “현재 우리 서예계는 관련 단체 4곳에 속한 4000∼5000여 명의 회원만 끼리끼리 옛 작품들을 답습하며 ‘그들만의 리그’로 연명하는 상황”이라며 “이 와중에도 서예 현대화를 통해 미래를 여는 정예 작가들이 있다는 것은 다행스럽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서예 부흥을 위해선 중국, 일본처럼 서예를 초·중등 정규 과정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작가들도 고답적 세계에 머물지 말고, 시대를 반영한 작품을 끊임없이 생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현대적 서예 창안에 혼신의 힘
전문가 “초·중등 과정 만들어야”
현재 서예는 예술 장르로서의 위의(威儀)를 잃고 관련 단체 공모전과 동네 서예학원을 통해 겨우 명맥을 잇고 있다. 미술품 경매 시장에서는 서예 작품이 매매되지 않고, 자·타칭 작가들이 전시회를 열면 지인들이 알음알음으로 사주는 형편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일부 서예가는 전통을 잇되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현대적 서예 창안에 혼신의 힘을 쏟아왔다.
그 첫손가락에 초정(艸丁) 권창륜(78)이 꼽힌다. 일중 김충현, 여초 김응현 형제의 문하를 오가며 글씨를 배운 직계 제자로, 지난 2018년 제6회 일중서예상 대상을 받았다. 그는 스승 일중이 ‘너만의 서체를 찾아라’고 한 가르침을 평생 가슴에 품고 살았다고 한다. 서예를 통해 문자 조형미를 극대화하는 작업은 스승의 가르침을 받들기 위한 것이다.
하석(何石) 박원규(74)도 정통을 지키면서 서예의 갈 길을 보여주는 작가로 평가받는다. 고전과 역사를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해 조형성이 빼어난 자신만의 필획을 창조해냈다. 시몽(是夢) 황석봉(74)은 고문(古文) 글씨를 바탕으로 개성적 서체를 만들고 현대미술처럼 색을 입힌 작품을 선보였다. 첨단을 내세운 실험으로 보이지만, 서화(書畵) 일체의 전통에 바탕을 둔 작업이다.
다천(茶泉) 김종원(67)은 ‘서화 일체’ 전통을 독창적으로 해석한 작품으로 일가를 이뤘다. 글씨와 그림의 경계를 흐림으로써 역설적으로 일체화하는 작품을 만들어 서예와 현대미술의 접합을 시도했다. 때론 서예 작품을 즉석에서 선보이는 공연을 통해 현대의 대중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한다.
이동국 서예평론가는 “현재 우리 서예계는 관련 단체 4곳에 속한 4000∼5000여 명의 회원만 끼리끼리 옛 작품들을 답습하며 ‘그들만의 리그’로 연명하는 상황”이라며 “이 와중에도 서예 현대화를 통해 미래를 여는 정예 작가들이 있다는 것은 다행스럽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서예 부흥을 위해선 중국, 일본처럼 서예를 초·중등 정규 과정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작가들도 고답적 세계에 머물지 말고, 시대를 반영한 작품을 끊임없이 생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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