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권’ 검사장 인선방향 관심
‘검수완박’방침에 견해 밝혀야
현정권 인사 기소 여부도 주목
1년도 안남은 대선판도 흔들듯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검찰 수장인 김오수 검찰총장이 1일 오후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받고 2년 임기를 시작했다. 윤석열 전 총장이 사퇴한 지 석 달 만이다. 김 총장은 대통령 선거가 1년도 채 안 남은 상황에서 임명된 터라 임기 동안 ‘현존 권력과 미래 권력’을 모두 겪는 검찰 총장이다. 법조계는 김 총장이 문재인 정부 임기 말에 일선 검사들의 권력수사를 저지하는 ‘정권 수호 방탄 총장’이 될지, 아니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면서 원칙대로 수사를 밀어붙이는 ‘소신 총장’이 될지 비상한 관심을 갖고 행보를 지켜보고 있다.
이날 취임과 동시에 업무에 들어간 김 총장은 정치적 부담이 상당한 선택을 내려야 하는 갈림길에 섰다. 당장 김 총장의 책상 앞에는 △대대적 검찰 인사 △검찰 조직개편안 △권력수사 피의자 기소 등 3대 과제가 놓여 있다. 모두가 방향에 따라 정국이 요동칠 수 있는 난제들인 동시에 시험대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검찰의 한 관계자는 “김 총장이 이르면 이번 주에 단행될 검사장 인사를 위해 조만간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만날 것”이라며 “친정권 검사장 인선 방향에 따라 김 총장의 정치적 중립성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김 총장은 사실상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평가받는 검찰 조직개편안에 대한 견해도 밝혀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특히 일선 검찰청과 지청이 부패 등 6대 범죄를 수사하려면 각각 총장과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해 결국 이러한 독소 조항이 정권 수사를 막는 데 악용될 것이란 우려가 팽배하다.
김 총장이 조만간 결론을 내야 하는 사안은 월성 원전 사건에 연루된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 등 현 정권 주요 인물 기소 여부다. 이들을 기소하겠다는 수사팀 의견이 대검찰청에 올라와 있으나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가 결재를 미뤄 김 총장의 몫이 됐다. 만약 김 총장이 이달 중순쯤 단행될 일선 검사 인사 전까지 결정하지 않은 채 수사팀을 해체한다면 앞선 검사장 인사와 조직개편에 불만을 품은 검사들의 ‘검란(檢亂)’으로 흐르는 상황도 배제하지 못한다.
검찰 일각에선 ‘친정부 성향’인 김 총장이 현안들을 정권 입맛대로 처리하지 않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과거 정부 말기에 임명된 총장 중 자신을 임명한 대통령을 향해 매서운 칼날을 들이대는 등 정권교체 가능성에 따라 검찰총장의 ‘여반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예컨대 노무현 정부 말에는 2007년 12월 대선을 한 달 앞두고 임채진 총장이 취임했는데, 임 총장은 정권교체 뒤 자신을 임명한 대통령을 상대로 수사에 나서야 했다. 김영삼 정부 말기에 임명된 김태정 총장은 1997년 야당인 김대중 대통령 후보 관련 비자금 사건 수사를 맡았지만, “두 달 뒤 있을 대선 전에 수사를 마치기 어렵다”는 이유로 수사를 유보했다. 한 전직 검사장은 “친정권 검사장이 유력한 야권 대선 주자인 윤 전 총장을 견제하고자 그의 가족 사건 등을 파헤칠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며 “하지만 정권교체 가능성에 따라 총장의 결정도 달라질 수 있어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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