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일가 입시비리만 ‘사과’
“검찰 융단폭격에 대한 반론서”
尹가족 수사·檢개혁 되레 강조
조국, 송영길 기자간담회 직후
SNS에 “나를 밟고 전진하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조국 사태’와 관련해 “민주당은 국민과 청년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점을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회고록 출간으로 다시 촉발된 이 문제를 서둘러 끊어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조국 일가의 입시 비리 문제에 대해서만 사과를 하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가족에 대한 수사와의 형평성 문제를 주장하는 등 사과가 ‘반쪽’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조 전 장관을 일방적으로 옹호하고 있는 친문(친문재인) 진영에선 사과가 필요 없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어 당내 분열이 가속화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송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심경청 프로젝트 대국민 보고회’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민주당은 국민과 청년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점을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여당 대표가 조 전 장관 사퇴 이후 사과 의사를 밝힌 것은 지난 2019년 10월 이해찬 당 대표 이후 두 번째다. 이 전 대표는 당시 “국민, 특히 청년들이 느꼈을 불공정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과 좌절감을 깊이 있게 헤아리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조 전 장관이 사퇴한 지 16일이 지난 뒤에야 입장을 표명했고, 그조차도 야당과 검찰 비판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는 점에서 ‘등 떠밀려 사과를 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송 대표의 사과 표명 역시 이 전 대표와 마찬가지로 기대 수위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 대표는 “조 전 장관의 책은 일부 언론이 검찰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받아쓰기해 융단폭격을 해온 것에 대한 반론 요지서로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또 “조 전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수사의 기준은 윤 전 총장의 가족비리와 검찰 가족의 비리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사과는 조국 사태가 대선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가 연령별 집단심층면접(FGI)을 통해 작성한 내부 보고서에서도 조국 사태는 재·보선 참패 요인으로 확인됐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국민 상식과 눈높이,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에 맞게 ‘내로남불’ ‘민생무능’ 지적에 반성하지 못하고 대선 승리가 가능한가”라고 했다.
그러나 당내 친문 의원들을 중심으로 사과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이날도 이어졌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국 사태와 관련해 “검찰총장이었던 사람이 대권을 위해 자기 상급자를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은 사건이고, 검찰권 남용의 대표적인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들 사이에선 송 대표에 대해 항의성 문자 등을 보내는 ‘문자폭탄 릴레이’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조 전 장관은 송 대표 기자간담회 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송 대표의 말씀을 겸허히 받아드린다”며 “저를 밟고 전진하십시오”라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은 이제 저를 잊고 부동산, 민생, 검찰, 언론 등 개혁 작업에 매진해주길 바라마지 않는다”며 “저는 검찰의 칼질에 도륙된 집안의 가장으로 자기 방어와 항변에 힘쓰겠다”고 했다.
김수현·윤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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