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구축 사업자 모집에
입찰업체 한곳도 없어 재공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를 위해 필수적인 시스템인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을 구축할 사업자를 찾는 데 실패했다. 이에 내년 2월 KICS 도입 목표에도 ‘빨간불’이 켜져 수작업을 통한 업무 처리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게다가 수사 검사들은 경험이 부족해 교육 중이고, 검찰에서 파견된 수사관들은 검찰 복귀를 희망하고 있어, 시스템도 수사 검사와 수사관도 미비한 ‘3무(無) 공수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지난 5월 31일부터 90억 원 규모의 KICS 사업자를 모집한다고 재공고했다. 공수처는 앞서 같은 달 12일 ‘긴급공고’를 내 사업자를 찾은 바 있다. 이와 관련, 조달청 관계자는 “예외적으로 대기업도 참여가 가능한 사업으로 지정됐지만 입찰에 참여한 사업자가 한 곳도 나타나지 않아 재공고를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진흥법에선 국방과 외교, 치안, 전력(電力), 그 밖에 국가안보 등과 관련된 사업에 한해 대기업 참여가 가능토록 하고 있다. KICS는 수사 업무를 전산화하고 수사와 기소, 재판, 집행기관 간 정보를 연계하기 위한 종합 시스템을 말한다.

KICS 구축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공수처의 수사력 저하와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도 장기화할 거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수처는 ‘KICS 제안요청서’에서 사업 추진 배경으로 “(KICS 부재로) 사건 처리 지연, 행정력 낭비 등 업무 수행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했다.

인력난도 여전하다. 지난 1월 공수처로 파견된 ‘베테랑’ 검찰 수사관 10명 중 9명은 파견 기간(6개월)이 끝난 뒤 친정인 검찰로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정원 미달과 수준 부족의 검사, 수사관 등 수사 인력 약화, 부재한 시스템 등 3무 공수처가 자리를 잡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
윤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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