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96명 수사해 구속은 21명뿐
국회의원 13명 대부분 무혐의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합수본)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불거진 지 3개월 만에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성과 없이 소리만 요란했다’는 비판이 3일 나오고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사실상 첫 독자 수사에 나선 경찰은 1500여 명에 이르는 대규모 인력을 투입했지만, 국회의원 등 사회지도층 인사에 대한 구속·송치 성과를 내지 못했다. 공직사회에 만연한 투기 부패 척결을 바라는 국민 눈높이에 한참이나 못 미치는 결과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합수본 중간 수사결과 발표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3개월간 내부정보를 이용한 투기, 불법 농지 취득, 기획부동산 등 혐의로 2796명(646건)을 내·수사해 모두 21명을 구속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사회지도층 인사는 한 명도 없었다. 경찰 수사 선상에 오른 고위공직자 8명 중 검찰에 송치된 인원은 농지법 위반 혐의가 적용된 1명에 그쳤다. 차관급인 전직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에 대해선 소환 조사 후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 요청에 따라 한 달째 보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회의원에 대한 수사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합수본 수사 대상인 국회의원 13명(부동산 관련 뇌물수수 혐의 포함 시 16명) 중 양향자·양이원영(이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무혐의 처분했고, 이외 2명의 의원에 대해서도 무혐의로 가닥을 잡았다. 유일하게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서만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착수했지만, 여전히 구속되거나 검찰에 송치한 인원은 없다.
수사의 도화선이 된 LH 직원들에 대한 수사도 더디다. 합수본은 LH 전·현직 직원 77명과 친인척·지인 74명 등 151명을 적발해 4명(LH 직원 2명, 지인 2명)을 구속했다. 이번 수사는 지난 3월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의 LH 전·현직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폭로로 시작됐다. 그러나 구속된 2명 중 1명은 3기 신도시가 아닌 전북 완주 삼봉지구 인근 지역의 땅을 사들인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의 ‘A-B-C’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부동산 투기 수사의 핵심은 의심지역을 전수조사하고 이후 계좌추적과 차명 투기 등을 색출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정부와 시민단체의 고발과 수사 의뢰에 의존해 뒷북 수사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찰은 지난 3개월 동안 차명보유, 위장매매 등에 대한 색출을 온전히 하지 못해 향후 첩보 인지 등 내사 단계를 거쳐 체계적으로 수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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