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역사상 첫 무지개 연정
네타냐후 ‘의원 빼내기’등 저항
연합 정당들 언제든 이탈 가능성
극우·아랍계 정당 불화극복 과제
“정부 구성에 성공하게 됐음을 알려드리게 돼 영광이다.”
2일 오후 11시 25분, 이스라엘 의회의 원내 제2당 예시 아티드의 야이르 라피드 대표는 “이스라엘 사회를 통합하기 위해 모든 일을 할 것”이라며 연립정부 구성합의안을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에게 제출했다. 현 이스라엘 총리인 베냐민 네타냐후를 몰아내기 위한 ‘반(反)네타냐후’ 진영이 연립정부 구성 시한(이날 자정)을 불과 35분 남기고 합의에 성공한 것이다. 이로써 12년 2개월 동안 최장수 총리로 군림한 네타냐후의 실권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로이터, AP통신에 따르면 반네타냐후 진영 9개 정당은 이날 연립정부 구성에 최종 합의했다. 이번 연정에는 라피드 대표가 이끄는 중도 성향 예시 아티드(17석) 외에 중도 성향 청백당(8석), 좌파 성향 노동당(7석)이 참여했다. 또 우파 성향의 뉴 호프(6석), 아랍계 정당 연합 조인트 리스트(6석), 사회민주주의 계열 메레츠(6석), 극우 성향 야미나(7석), 아랍계 정당 라암(4석) 등도 합류했다. 총 68석으로 전체 의석수 120석의 절반이 넘는다. 중도를 중심으로 좌파와 우파, 아랍계가 동거하는 ‘무지개 연정’은 이스라엘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뇌물 혐의로 기소돼 퇴임 후 가시밭이 예정된 네타냐후 총리의 저항이 거셀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야미나와 뉴 호프 등 우파의 연정 참여가 배신이라며 의원들을 상대로 ‘의원 빼내기’ 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AP는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 소속 야리브 레빈 의회 의장도 영향력을 동원해 새 정부에 대한 신임 투표를 최대한 늦추며 네타냐후 총리 측의 의원 빼내기에 시간을 벌어줄 것으로 예상했다. 신임 투표는 오는 9일까지 이뤄져야 한다. 라피드 대표는 최대한 빠른 투표를 위해 의장을 압박하고 있다.
연정의 향후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연합한 정당들이 반네타냐후 기치 외에는 공통점이 없기 때문이다. 언제든 이탈 정당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팔레스타인 문제는 극우 정당과 아랍계 정당 간 갈등의 씨앗이다. 특히 총리직을 맡을 예정인 나프탈리 베네트 대표는 팔레스타인과 평화협상을 교착시킨 원인인 서안지구의 이스라엘 정착촌 주민운동 지도자 출신이다. 팔레스타인과의 분쟁이 더 격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연정에 참여한 아랍계 정당들이 그를 제지할 가능성도 크다. 연정이 깨져 총리 자리를 잃는 건 베네트 대표가 가장 바라지 않는 시나리오기 때문이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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