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홀리 터펜 지음, 배지혜 옮김│한스미디어

“비행기를 덜 타자. 더 오래 머물자. ‘리모델링 숙소’를 이용하자.”

영국 환경단체에서 활동하는 홀리 터펜이 쓴 ‘지속가능한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는 팬데믹 종식 이후의 여행법을 이렇게 제안한다. 감염병 사태 이전 관광산업은 환경을 파괴하는 여러 요인 중 하나였다. 여행 인프라는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훼손했고, 세계 탄소 배출량의 8~12%는 관광산업에 의해 발생했다. 여행객으로 몸살을 앓던 관광지들은 팬데믹으로 우리의 발이 묶인 동안 평온을 되찾았다. 항공편 없는 관광을 실천하며 ‘책임 여행’에 관심을 갖게 된 저자는 “여행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지구를 망치지 않는 여행을 고민하자”고 말한다.

짧은 여행을 여러 번 하는 것보다 한 장소에서 오래 머무는 게 탄소를 줄이는 방식이다. 한 연구소가 발표한 ‘탄소 발자국 보고서’에 따르면 여행 기간이 늘어날수록 음식, 숙소, 이동수단이 배출하는 ‘하루 단위 탄소량’은 줄어든다. ‘덜 알려진 여행지’를 찾는 것도 환경에 도움이 된다. 관광지가 분산되면 특정 지역에 집중되는 환경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년 세계관광기구는 ‘관광객이 가장 적은 나라’ 순위를 매기는데 이 리스트엔 남태평양의 화산섬 몬세라트, 야자수 그늘의 풍광이 일품인 시에라리온 등이 포함돼 있다. 친환경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런던에서 파리까지 전기의 50% 이상을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에서 얻는 유로스타를 타면 비행기로 이동할 때보다 탄소 배출량을 90%나 줄일 수 있다. 또 전기기관차는 디젤기관차보다 20∼30% 적은 탄소 발자국을 남긴다. 숙소를 선택할 때도 ‘지속가능’한 방식을 고민할 수 있다. 여행자는 되도록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줄이고, 물과 에너지를 절약하는 숙소를 골라야 한다. 대형 호텔 체인보다는 현지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숙소가 ‘친환경 업소’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한 조사에 따르면 4성급 호텔은 소규모 실속형 숙소보다 탄소를 4배나 더 배출한다고 한다. 저자는 또 “건축 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오염물질은 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새로 지은 호텔’보다는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한 숙소를 찾아보자”고 말한다. 이와 함께 탄소 배출량이 많은 육류나 유제품 대신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바꿔보자는 제안도 곁들인다. 책은 독자들이 ‘지속가능한 여행’을 실천할 수 있도록 대륙별로 숙소와 관광 프로그램을 꼼꼼히 조사한 ‘미니 가이드’를 수록했다. 저자는 “지속가능한 여행은 관광의 ‘종류’가 아니라 여행 동기부터 관광지까지 여행 전체를 아우르는 ‘사고방식’”이라고 강조한다. 328쪽, 1만7000원.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
나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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