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니’라는 말을 잘 뜯어보면 그 해답이 나온다. 놀랍게도 ‘끼니’는 ‘끼’와 ‘니’가 결합한 말이다. ‘끼’는 오늘날은 밥때를 가리키는 말이지만 본래 ‘때’와 같은 뜻이었다. 그렇다면 ‘니’가 무엇일까 궁금해지는데 ‘이밥에 고깃국’이나 ‘이팝나무’의 ‘이’와 기원이 같다. 이 단어 속의 ‘이’는 모두 쌀을 뜻하는데 단어의 첫머리에 ‘니’가 올 수 없으니 ‘이’가 된 것이다. 그러니 ‘끼니’는 때에 먹는 쌀이란 뜻이고 그 때는 아침, 점심, 저녁 무렵을 가리킨다.
‘끼니’가 있으니 ‘때니’도 있을 법한데 문헌이나 방언에서 발견되지 않는다. 그래도 이런 유래를 알고 나면 ‘끼니’가 왜 ‘때우다’나 ‘잇다’와 같이 쓰이는지 알게 된다. 때에 먹을 쌀을 장만해 구멍이 나지 않게 하고 그 쌀이 끊이지 않게 하는 것이 곧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는 것이니 그렇다. ‘때를 쓰다’는 여전히 궁금하지만.
이렇게 뜯어보면 ‘삼시세끼’란 말은 좀 이상하다. 어원으로 따지자면 ‘세 때’가 반복된 말이기 때문이다. 같은 뜻의 단어를 반복하는 것은 드물지 않으니 굳이 틀린 단어는 아니다. 그래도 이런 단어가 만들어졌다는 것은 세 때가 우리 삶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방증한다. 삼시세끼를 챙기는 것, 혹은 삼시에 때를 제대로 쓰는 것은 기본적인 삶을 충실히 채워가는 것이기도 하다. 혹시 건강에 이상이 느껴진다면 때를 제대로 쓰고 있는지 스스로 물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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