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또 집값 하락을 경고했다. 홍 부총리는 3일 “서울 아파트 값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고점(高點)에 근접했다”고 말했다. 머지않아 집값이 내릴 테니 집을 파는 게 유리하며, 무주택자도 집을 사려고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특정 통계만 보면 그의 주장이 틀리지 않는다. 서울 아파트 실질가격은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5월을 100으로 할 때 지난달 99.5였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다르다.

전문가들은 집값과 전·월세값은 계속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시장 상황도 그에 부합한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지난 5월 서울 집값 상승률은 0.40%로 전월(0.35%)보다 더 올랐다. 이달부터 종합부동산세·양도세가 중과됐지만 매도 대신 증여가 늘고, 매물은 더 줄고 있다. 집세도 급등세다. 서울 집값 평균은 9억 원, 전셋값 평균은 5억 원을 넘었다. 홍 부총리의 전망이 빗나간 게 이미 한두 번도 아니다. 지난해 2월 서울 아파트 값이 하락할 수 있다는 말은 헛말이었고, 지난해 9월과 올 3월엔 아파트 실명까지 들어 경고했지만 이후 수억 원씩 올랐다. 그의 말을 따랐던 사람만 ‘벼락 거지’ 신세가 됐다.

고물가 비상에 금리 인상까지 예고되는데 기저효과일 뿐이라며 무(無)대책이다. 지난해부터 일곱 번째인 30조 원 슈퍼 추경이 추진되고, 국가부채 1000조 원 위기에 내년 예산이 600조 원을 넘는다는 데도 말 한마디 없다. 이젠 저항 시늉도 하지 않는다. 부동산 규제정책 실패에도 또다시 세금 폭탄과 전·월세 신고제까지 총동원했지만 허사다. 사과는커녕 보완책도 없다. 이런데도 계속 국민을 오도한다. 양치기 목동을 상기시킨다. 할 일은 안 하고 가벼이 입을 놀리는 경제사령탑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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