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노조, 직원 사망사건 자체 진상조사 결과 발표

“가해 상급자가 권한 악용
경영진, 알고도 묵인·방조”
노조 참여 대책위 등 요구
사측 “조사·수사 적극 협조”


네이버 노동조합 ‘공동성명’이 7일 “지난달 25일 극단적인 선택을 한 동료 직원은 지나친 업무 지시로 인해 야간·휴일·휴가 가릴 것 없이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다”고 자체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노조는 특히 “고인과 동료들이 2년 가까이 문제 해결을 위해 사내 절차를 밟아 개선을 요구했으나 묵살당했다”면서 “무책임하게 방조한 회사 역시 고인의 비극적 선택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에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 규정’ 위반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네이버 노조가 이처럼 회사 책임론을 공식 제기함에 따라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현재 진행 중인 네이버 사외이사로 구성된 리스크 관리위원회의 진상조사와 경찰 수사 결과, 경영진의 사전 인지 여부 등이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 노조는 7일 오전 경기 성남시 네이버 본사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은 상급자로부터 지위를 이용한 부당한 업무 지시와 모욕적인 언행, 해결할 수 없는 무리한 업무 지시 등을 받으며 정신적 압박에 고통받아왔다”고 밝혔다. 오세윤 네이버 노조 지회장은 “임원 A 씨는 본인이 가진 권한을 이용해 고인을 옴짝달싹 못 하게 만들었다”며 “직접적인 가해를 한 임원 A 씨와 문제를 알고도 묵살했던 경영진 C 씨는 이 일에 큰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조사 및 수사 이후 노조가 참여하는 재발방지 대책위원회를 꾸릴 것을 사측에 요구했다. 아울러 △책임이 드러난 자에 대한 엄중처벌 △고인과 유가족에 대한 경영진의 사과 등도 촉구했다. 오 지회장은 “사측이 재발방지 대책 수립에 노조를 배제한다면 사측의 진정성을 모두가 의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은 당사자인 직원들로 구성된 노조와 함께 마련해야 한다”며 “재발방지를 위한 실태조사 역시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직후 노조는 특별근로감독 진정서를 제출했다. 오 지회장은 “구성원들이 직장 내 괴롭힘을 겪더라도 신고가 어려운 정황을 발견했다”며 “이 비극을 막기 위해 회사가 책임을 다했는지 적극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사외이사로 구성된 리스크 관리위원회 조사 및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조사와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진행 중인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사실 확인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할 계획”이라며 “리스크 관리위가 진행하는 조사의 전 과정을 노사협의회에 투명하게 공유하고 조사 결과에 따른 결정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분당 = 이승주 기자 sj@munhwa.com
이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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