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연합뉴스
국방부 검찰단 성과 지지부진
추행혐의 상사·준위 늑장 소환
수사 뭉갠 공군검찰 수색 안해

전문가 “조직적 증거인멸 우려”


공군 여중사 성추행 피해 사망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거듭된 ‘성역 없는 수사’ 방침에도 국방부 검찰단이 사건 처리에 속도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방부 검찰단은 ‘수사 뭉개기’의 핵심으로 지목된 공군검찰에 대한 수사 방침은 세웠지만 압수수색 등의 수사절차는 진행하지 않았고, 강제추행·직권남용·강요미수 등의 혐의를 받는 노모 상사와 노모 준위에 대해선 8일 소환조사에 들어갔다.

이날 군 관계자에 따르면 1일부터 공군 이모 중사 성추행 사망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이 중사가 성추행 피해를 당한 공군 제20전투비행단을 비롯해 공군본부 군사경찰과 15특수임무비행단 등을 연일 압수수색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중사 성추행과 관련된 인물인 노 상사와 노 준위를 비롯해 당시 지휘라인에 대한 수사는 진척이 없으며, 관련 사건을 약 두 달 동안 방치했던 공군검찰에 대해서는 압수수색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

군 수사라인 출신 전문가들은 노 상사와 노 준위에 대한 조기 수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증거인멸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군 검찰 출신 김정민 변호사는 “조직적으로 이뤄진 사건을 수사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에 신병을 확보해 피의자들 간에 입을 맞추는 것을 막는 것”이라며 “국방부 검찰단이 노 상사와 노 준위에 대해 구속 수사를 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이들의 방어권만 보장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두 부사관은 이미 법률 대리인을 선임해 검찰단 수사에 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핵심 피의자들이 증거를 인멸하거나 내용을 조작해 수사에 대응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방부 검찰단이 속도를 내지 않으면서 수사의 전체 그림을 공군 지휘라인으로 삼지 않고 두 부사관으로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 변호사는 “국방부 검찰단이 수사를 계속해서 끈다는 것은 최종 목표를 공군 지휘라인에 두지 않고 노 상사와 노 준위로 한정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공군검찰 출신 변호사는 “국방부 검찰단이 조기에 증거 확보를 중심에 두고 소환조사에 신중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 검찰단이 공군검찰에 대해 압수수색을 하지 않는 것을 두고도 수사의 진정성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두 기관은 관할 대상이 달라 별도의 부대로 분류되지만, 수시로 인사교류를 한다. 군 내에선 군사경찰에 대해 수사하던 검찰단이 공군검찰에 대해서는 ‘제 식구 감싸기’로 일관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편 공군 부대 남성 부사관의 여군 불법 촬영 사건을 수사 중인 군사경찰이 조사 과정에서 피해 여군을 성희롱하는 등 2차 가해를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군인권센터는 이날 서울 마포구 센터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초동 수사 당시 제19전투비행단 수사계장이 피해자들 앞에서 가해자를 옹호하고 성희롱 발언을 일삼았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는 수사계장이 피해자들을 조사하면서 “가해자가 널 많이 좋아했다더라. 많이 좋아해서 그랬나 보다. 호의였겠지” “그런 놈이랑 놀지 말고 차라리 나랑 놀지 그랬냐. 얼굴은 내가 더 괜찮지 않냐”라고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정철순·전세원 기자
정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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