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직개편 수용 어렵다”
중간간부 인사 앞두고 충돌
“부산 반부패수사부 신설 필요”
조국 주도로 폐지된 부서 거론
김오수 검찰총장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추진하는 6대 범죄 장관 승인 등 검찰 조직개편안에 대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독립성을 흔든다고 작심 비판하며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 형사부의 직접 수사를 직제로 제한하는 것은 법률 위반 소지도 있는 등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난주 검찰 고위급 간부 인사에서 박 장관이 김 총장을 ‘패싱’했다는 지적을 받는 상황에서 김 총장이 조직개편안에 강한 목소리를 내 검찰 내부 신뢰를 회복하고, 곧 예정된 검찰 중간 간부급 인사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반면 박 장관은 전날 조직개편안을 두고 김 총장과 “더 이상 협의가 필요 없다”고 일축하며 ‘박범계식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의미)’을 밀어붙일 것으로 보여 조직개편안을 둘러싼 법무부와 검찰 간 강 대 강(强 對 强) 충돌이 불가피해졌다.
8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검은 전날 오후 김 총장 주재로 부장회의를 열어 법무부가 추진하는 조직개편안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고, 일선 검찰청 형사부의 직접수사 제한은 법령 충돌 우려 등이 있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대검은 입장을 내고 “검찰의 인권보호·사법통제 기능을 강화하려는 (법무부의) 조직개편안의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다만 조직개편은 검찰청법 등 상위법령과 조화를 이루고, 범죄에 대한 국가 대응역량이 약화되지 않는 차원에서 추진돼야 한다”고 전제했다. 특히 대검은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을 통해 올해부터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가 부패·경제 등 6대 범죄로 축소된 만큼, 현 상황에선 변화된 제도를 안착시키는 것이 먼저라고 꼬집었다.
대검은 특히 일선 검찰청 형사부의 직접수사를 직제로 제한하는 법무부의 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대검은 “(직제를 통한 형사부의 직접수사 제한은) 검찰청법·형사소송법에 규정된 검사 직무와 권한, 기관장 지휘, 감독권을 제한할 수 있는 만큼 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국민이 검찰의 직접수사를 원해도 신속히 수사에 착수할 수 없는 공백도 발생한다”고 밝혔다. 검찰의 중립성·독립성 훼손도 지적했다. 대검은 “공들여 추진한 형사부 전문화 방향과도 배치되고, (일선 검찰청의 6대 범죄 수사에 대한) 장관 승인 부분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시켜 (법무부 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안으로 형사부의 직접수사 제한은 대통령령이 아닌 대검 예규 혹은 지침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검찰 부패 대응역량 유지를 위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때 폐지된 부산지검 반부패수사부를 신설해야 한다고 밝혔다.
검찰이 법무부가 추진하는 조직개편안에 사실상 불수용 의사를 밝히면서 법무부와 검찰은 검사장급 인사에 이어 또다시 긴장 관계에 놓이게 됐다. 박 장관도 조직개편안을 두고 큰 틀에서 검찰에 양보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번 조직개편을 두고 사실상 청와대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법무부와 검찰의 팽팽한 대치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전날 박 장관은 법무부 과천청사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조직개편안과 관련해) 직접수사 범위를 두고 인권보호·사법통제가 훼손될 수 있는 정도로 수용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또 김 총장과 직접 추가 협의에 나설 것이냐는 질문엔 “실무선에서 양해가 된다면 굳이 뵐 필요는 없는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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