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1차 추경 편성때도
“세수, 작년보다 감소” 전망
정부채무 880兆 ‘사상최고’
관리재정수지는 40兆 적자
“남는 세금, 국채 우선 상환”
‘재정법’무시하고 추경 추진
기획재정부가 8일 내놓은 ‘월간 재정동향 및 이슈’(2021년 6월)는 올해 국세수입 전망에 대한 정부의 추계가 ‘엉망’이라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국세수입이 예상보다 더 걷혔다고 해서 그 돈으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려는 정부의 방침에도 “재정 운용의 정도(正道)에서 벗어나고 국가재정법 취지에도 역행하는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가재정법 90조는 남는 세금은 나랏빚을 먼저 갚는 데 쓰도록 규정하고 있다.
엉터리 세수추계 지적에 기재부는 경기 예측의 어려움을 내세운다. 기재부는 올해 1차 추경을 편성하면서 국세수입이 지난해보다도 적은 282조7000억 원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는데 전 세계적인 백신 접종 확산으로 경기가 예상보다 빨리 되살아나고, 시중에 풀린 엄청난 유동성 덕분에 부동산·주식 등 자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수입이 크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2019년 293조5000억 원이었던 국세수입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으로 285조5000억 원으로 줄었다.
실제 국세수입 추계는 워낙 변수가 많아 예측이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해도 이번처럼 32조7000억 원 정도의 오차가 나면 추계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예측치보다 더 들어온 국세수입을 정부가 ‘공돈’처럼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예산은 93조5000억 원의 적자국채 발행 한도의 전제 위에 편성됐다. 적자국채는 고스란히 국가채무 증가로 귀결된다. 올해 4월 말 기준 통합재정수지는 16조3000억 원 적자, 관리재정수지는 40조4000억 원 적자를 각각 기록했다. 중앙정부 채무도 880조4000억 원으로 사상 최고다.
이런 상황에서 세금이 예상보다 더 걷힌다면 빚을 줄이려고 노력하라고 법에도 규정돼 있다. 국가재정법(90조)에는 결산한 뒤 쓰고 남은 세금이 있으면 해당 연도에 발행한 국채를 우선 상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나 정부는 마치 공돈이라도 들어온 듯 2차 추경을 편성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현재 정부는 결산조차 하지 않은 상태에서 얼마나 더 걷힐지 확신할 수 없는 국세수입을 재원으로 2차 추경 편성에 착수했다. 추가로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는 국세수입이 32조 원 안팎이라고 하더라도, 지방자치단체에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각각 내국세의 19.24%와 20.79%를 내려보내야 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2차 추경 재원은 20조 원 안팎에 그칠 것으로 기재부는 추정하고 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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