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예방·관리법’도 개정돼
개발단계 백신 공급·구매 가능
응급의료기관 기준 탄력 적용
주차장 진료소 법적근거 마련
‘위기용’ 의료제품 공급 지장땐
출고량·판매수량 등 지시 가능
이상사례 발생 보고도 의무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백신과 치료제를 비롯해 마스크와 주사기 등 현장 대응을 위한 의료 제품 공급이 사태 해결의 관건으로 떠올랐다. 최근 백신 등 신속한 공급을 통해 공중보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법안이 마련돼 코로나19 위기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확보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같은 법적 근거를 기반으로 장기화된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할 예정이다.
8일 의료·제약업계에 따르면 올초 국회는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의 개발 촉진 및 긴급 공급을 위한 특별법안’을 본회의에서 의결했다. 이는 코로나19 등 공중보건 위기상황 시 의료제품의 신속한 개발과 공급을 위한 법안이다. 이번 법안의 의결에 따라 공중보건 위기 시 긴급대응을 위한 의료제품 지정제도와 우선심사·수시동반심사·조건부 허가제도 등이 마련돼 백신을 비롯한 필수 의료제품을 신속하게 개발하고 허가하는 게 가능해졌다. 또 긴급생산·수입명령·유통개선조치 등을 통해 백신 등 의료제품이 신속하게 공급될 수 있는 체계도 함께 갖춰졌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개정법은 개발단계에 있는 백신이나 의약품에 대한 구매·공급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도록 했다. 해당 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에 대한 면책규정을 함께 신설해 백신·의약품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업무수행이 가능하도록 했다. 코로나19 백신 계약 과정에서 공무원의 책임으로 인해 개발 과정에서 선 구매하기 어려웠던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 개정법은 코로나19 등 감염병 역학조사를 조직적·계획적으로 방해하거나 격리조치를 위반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한 경우 2분의 1 범위에서 가중처벌하는 규정을 뒀다. 이는 고의적이고 악의적인 방역조치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법적 근거가 된다.
아울러 응급의료기관이 감염병 등 위기 상황에서 시설·인력·장비 등의 지정기준을 준수하지 못 하는 경우에 대해서 예외조항을 마련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의결됐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탓에 응급실 전용주차장에 선별진료소가 설치되고, 응급실 전담 전문의가 선별진료소에 배치되는 등 그동안 응급의료기관들이 시설·인력·장비 등에 있어서 지정기준을 준수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이에 따라 개정법은 응급의료기관이 감염병 등 재난 상황에서는 예외적으로 지정기준을 준수하지 않을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 시의적절하고 탄력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구급차의 안전한 운용 및 응급환자의 생명·건강 보호를 위해, 구급차 내 의약품 적정상태 유지를 위한 조치 의무를 규정했다. 타인이 구급차 운용자 명의로 구급차를 대리 운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
식약처는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의 개발 촉진 및 긴급 공급을 위한 특별법’ 하위법령(시행령·시행규칙) 제정안을 지난 7일까지 입법예고했다. 코로나19 백신과 같은 공중 보건 위기 대응 의료제품에 대해 긴급 생산·수입명령을 내리거나 수출입을 조절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번 입법예고안은 감염병 등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특별법에서 하위법령에 위임한 사항을 규정한 것이다. 위기대응 의료제품의 개발을 촉진하고, 긴급 사용을 위한 공급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필요한 내용이다. 위기 대응 의료제품에는 의약품(첨단바이오의약품 포함)과 의약외품, 의료기기 등이 포함된다.
입법예고안은 공중보건 위기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식약처장이 긴급 생산·수입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긴급 생산·수입 명령에는 △생산·수입계획의 수립·실시 및 변경에 관한 지시 △그 밖에 해당 위기대응 의료제품의 긴급 생산·수입과 관련해 식약처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지시 등이 포함된다. 공급이 현저하게 지장을 받는다고 판단되는 위기대응 의료제품에 대해서는 식약처장이 유통개선조치를 내릴 수 있도록 했다.
유통개선조치의 내용은 △식약처가 지정하는 판매처로의 출고 및 그 출고량에 대한 지시 △판매 절차 및 판매 수량에 대한 지시 △개인별 판매 할당량에 대한 지시 △판매 가격에 대한 지시 △유통단계·시설의 개선에 대한 지시 △공급 및 출고에 관한 지시 △수출입의 조절에 관한 지시 △운송·보관 또는 양도에 관한 지시 등이다.
위기 대응 의료제품의 긴급 생산·수입 명령이나 유통개선조치를 통지받은 자는 그 결과를 식약처장에게 보고해야 한다. 식약처장은 해당 의료제품의 수급 상황, 품질 관리 현황, 유통, 가격 등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입법예고안은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 안전관리·공급위원회’에 참여하는 기관으로 국무조정실, 식약처,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기획재정부 등 11개 중앙행정기관을 규정했다. 이상 사례의 발생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의료제품을 추적조사 대상으로 지정하는 내용도 담겼다. 의료제품의 품목허가를 받은 자는 이상 사례 발생 사실과 이에 대한 조사·분석계획을 추적조사 실시기관에 보고해야 한다. 사망이나 생명을 위협하는 이상 사례가 발생한 경우 7일 이내, 중대한 이상 사례가 발생한 경우 15일 이내 보고토록 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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