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 판결 뒤집은 日징용 1심

판사탄핵 국민청원 등 파장 확산


서울중앙지법 민사34부(재판장 김양호)가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 85명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각하 판결의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배상청구권을 정면으로 뒤집은 판결로 법원 내부에서도 견해가 엇갈리는 것은 물론이고 사회적으로도 논란이 불붙으면서 ‘판사 탄핵’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8일 법원 내에서는 강제징용 소송 각하 판결 이후 “개별 재판관은 대법원 판례를 따르는 것이 원칙”이라는 의견과 “개별 법관이 소신에 따라 재판할 수 있어야 한다”는 반론이 충돌하고 있다. 그만큼 이번 판결은 해방 이후 70여 년간 이어진 ‘식민지배 보상 책임’과 관련된 논쟁에서 국제법과 국내법 간 우선순위 적용 문제, 이를 둘러싼 반일감정을 토대로 하는 ‘국민 정서’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대한민국 국민이 일본이나 일본 국민에 대해 보유한 개인 청구권은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소멸하거나 포기됐다고 볼 수 없지만, 소송으로 이를 행사하는 것은 제한된다”고 명확하게 밝혔다. 한국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에서 국교 정상화를 위해 무상 3억 달러, 유상 2억 달러를 받았고, 일본에 대한 모든 청구권이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음을 선언했었다. 재판부의 판단은 그동안 해석상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한일청구권협정에 대한 현실적 인식을 촉구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재판부는 식민지배의 불법성에 대해 “국제적 실정법(lex lata)으로 인정되지 않는 것이 현실로 사법자제의 원리가 적용되는 영역”이라고 판단했다. 식민지배의 불법성 인정은 사법적 판단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번 강제징용 소송 각하 판단을 내린 김양호 판사에 대해 “청구권 소멸론은 일본 극우의 입장을 그대로 반영한 반민족적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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