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 지도부, 엄정대응 공언
또 ‘제 식구 봐주기’ 대처 땐
나빠진 부동산 민심 더 자극

12명 출당놓고 최고위 격론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불법거래 의혹을 받는 국회의원들에 대해 강경책을 꺼내 든 이유는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부동산으로 나빠진 민심을 더 자극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이 자진해서 국민권익위원회에 전수조사를 의뢰했고,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엄격한 윤리 기준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던 만큼 ‘내 식구 챙기기’로 흐를 경우 더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8일 “지금 민주당에 덧씌워진 가장 큰 이미지는 ‘내로남불’이다. 이 이미지를 벗기 위해서는 제 살을 깎는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 역시 “권익위가 사실상 해명을 들어봐야 하는 사람과 실제로 투기 성격이 짙은 사람의 차이를 두지 않은 건 아쉬운 부분”이라면서도 “12명이 당에 통보된 상황에서 조사를 더 해봐야 한다는 태도를 취한다면 국민이 납득하기 어렵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부동산 문제를 두고 미지근한 대처로 화를 키우기보다는 다소 억울한 점이 있더라도 빠르게 문제를 매듭짓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당 일각에서 경중을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날 최고위원회에서도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일부 의원에 대한 조치 수위가 낮으면 봐주기 아니냐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민주당 전·현직 지도부는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서 엄정 대응하겠다는 의사를 계속해서 밝혀왔다. 송 대표는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 투기 연루자에 대해 “즉각 출당 조치하고 무혐의 확정 이전까지 복당 금지 등 엄격한 윤리 기준을 적용하겠다”고 했다. 김태년 전 민주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역시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권익위 전수조사 결과를 있는 그대로 공개하고 문제 있는 의원은 단호히 법적·정치적 책임을 물을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한 바 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이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려면 지금 새 지도부가 선출되기 전 소속 의원들에 대한 부동산 투기 전수조사를 당권 주자 다섯 분이 결의를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압박했다. 정의당도 “국민의힘 역시 전수조사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감사원에 소속의원 102명 전원의 부동산 전수조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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