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침통한 분위기 속 강력 조치…野 노린 ‘육참골단’ 분석도
대권 주자에도 높은 기준 적용될 듯…尹 처가 의혹, 리스크로 지목
성난 부동산 민심을 가라앉히려는 더불어민주당의 극약 처방이 8일 여의도 정계를 격랑 속으로 빠트렸다.
대선을 불과 9개월여 앞둔 시점에 부동산 불법 거래 의혹을 받는 소속 의원 12명에게 탈당 권유라는 강력 조치를 내놓으며 정치권 전체에 충격을 던진 것이다.
집권 여당이 부동산 문제를 이유로 두 자릿수 의원을 무더기로 잘라낸 것은 헌정사 초유의 사건이다. 그만큼 그 쓰나미급 파장이 대선 정국을 송두리째 집어삼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은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부동산 투기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너무 크고, 정치인들의 내로남불에 비판적인 국민 여론이 높은 것이 현실”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치사에서 이렇게 많은 의원을 탈당 조치한 경우는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번 조치는 민주당이 지난 4·7 재보선을 앞두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등의 여파로 패색이 짙어지자 국면 전환을 위해 꺼내든 소속 의원 전수조사 카드의 결과였다.
부동산 정책 실패에 분노한 국민 정서를 진정시키기 위해 다급하게 쓴 고육지책이 뒤늦게 부메랑으로 돌아온 모양새다.
다만 민주당이 12명 명단을 전부 공개하고 예상보다 강도 높은 조치를 결단함으로써 제1야당인 국민의힘을 역공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민주당이 자신의 살을 내어주고 국민의힘의 뼈를 끊어내는 육참골단을 노렸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권 재창출을 준비하는 민주당으로선 뿔난 부동산 민심을 되돌리지 못하면 대선까지 속수무책 패배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한 상황이었다.
이제 공은 자연스럽게 국민의힘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앞서 12명의 실명 공개를 압박해온 국민의힘으로서는 반대로 “너희도 전수조사하라”는 민주당 요구에 직면하게 됐다.
벌써 민주당 내부에서는 되치기 전수조사만 성사되면 땅 부자가 상대적으로 더 많은 국민의힘에 괴멸적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권익위 조사 문건을 확인했는데, 기준이 굉장히 엄격히 적용됐다”며 “이 기준대로라면 국민의힘 의원들도 대거 적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임 원내대표를 지낸 주호영 의원은 기자들에게 “우리 당에는 부동산 투기한 사람이 없다”고 자신했지만, 미처 파악하지 못한 사례가 돌출할 위험도 남아있다.
권익위의 정치적 중립을 의심하는 국민의힘이 일단 감사원 감사 제안으로 맞받아친 만큼 당분간 치열한 여야 공방이 불가피해 보인다.
당장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감사원 차원의 전수조사를 제안한 국민의힘에 대해선 “삼권분립 원칙상 감사원이 국회의원을 감찰할 수 없게 돼 있다”며 “(전수조사를) 하지 않겠다는 변명 아니겠느냐”라고 전수조사 수용을 압박했다.
부동산 관련 조사가 차기 대권 구도를 흔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부동산 민심이 재보선에 이어 대선까지 최대 변수로 부상할 경우 유력 주자와 그 주변 인사들에게 높은 수준의 청렴성이 요구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야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토지 매입 과정에서 통장 잔고 증명서를 위조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는 장모 최모 씨를 적극 방어해야 하는 입장이다.
당장 민주당의 자당 의원 읍참마속도 결국 그 칼끝이 윤 전 총장을 정조준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여론조사 지지율 선두권을 달리는 윤 전 총장을 영입해 정권 교체를 벼르는 국민의힘이 선수 보호 차원에서 어떤 묘수를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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