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 ‘무죄 취지’ 파기환송

2심선 4300만원 수뢰 인정
성접대 면소 판단은 유지


수억 원대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학의(65) 전 법무부 차관이 2심 재판을 다시 받게 됐다. 대법원이 김 전 차관에게 뇌물을 제공했다는 증인의 법정 진술의 신빙성을 문제 삼으면서, 성 접대뿐 아니라 금품 수수와 관련한 뇌물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가 선고될 가능성이 커졌다.

대법원 3부(주심 대법관 이흥구)는 10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차관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논란의 핵심이 됐던 성 접대와 일부 뇌물 수수는 실제 있었던 것으로 인정됐지만, 대부분 공소시효가 만료돼 김 전 차관은 상당수 혐의에 대해 처벌을 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구체적 뇌물 수수 혐의에 대한 사안을 심리하지 않고 파기 환송했다. 대신 검찰이 김 전 차관의 재판에서 증인신문을 받을 예정이던 부동산 시행업자 최모 씨와 신문 전 면담한 부분에 대해 “회유나 압박이 없었다는 점을 증명하라”고 했다. 최 씨가 이 같은 면담 이후 김 전 차관에게 불리하게 진술을 번복했기 때문에 증인의 법정 진술에 대해 재판부가 의구심을 던진 것이란 분석이다. 2심에서 최 씨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 유죄 선고를 받아 수감됐던 김 전 차관은 이날 법원으로부터 보석 허가를 받아 풀려났다.

대법원은 건설업자 윤중천 씨로부터 받은 성 접대 및 뇌물 혐의와 저축은행 회장을 지낸 김모 씨로부터 받은 뇌물 혐의 등은 하급심 판결과 같이 모두 무죄로 확정했다. 앞서 1·2심에서는 공소시효가 지났거나 뇌물의 대가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로 선고했다. 뇌물죄의 공소시효는 액수가 3000만∼1억 원이면 10년, 1억 원 이상은 15년이다. 검찰이 2019년 6월 김 전 차관을 기소했지만, 성 접대 사건 등은 2008년 2월 이전에 발생해 공소시효가 완성됐다. 이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하명 수사’까지 내리며 대대적으로 김 전 차관에 대해 재수사에 나섰지만, 처벌은 이뤄지지 않아 초라한 결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 전 차관은 2006년 9월∼2008년 2월 윤 씨로부터 총 13차례에 걸쳐 성 접대와 그림, 금품 등을 수수하는 등 총 1억3000만 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았다. 또 최 씨로부터 11년 동안 5100여만 원을 받은 혐의와 김 씨로부터 1억5000여만 원을 받은 부분도 공소 사실에 적시됐다.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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