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전용사 기록 라미 현 수필집
美노병 롤런드 워터 사연 소개
“이부산·이정길 소식 듣고싶어”


"6·25전쟁 때 함께 싸운 그리운 카투사(KATUSA·미군 배속 한국군) 전우 이부산·이정길 씨 소식을 듣는 게 제 마지막 소원입니다."

한국전쟁 참전용사 찾기 프로젝트를 통해 22개국 유엔군 참전용사와 한국군 등 5400여 명의 사진과 인터뷰 기록을 해온 라미 현(43·본명 현효제) 작가가 자신의 책에서 소개한 미군 참전 노병 롤런드 워터의 카투사 전우 찾기 사연 가운데 일부다. 현 작가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유엔군과 한국군 참전용사들 30여 명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다룬 첫 사진 수필집 '69년 전에 이미 지불하셨습니다'(마음의 숲)를 출간했다. 현 작가는 "제가 미국 현지에서 만난 유엔군 생존 노병 상당수가 카투사 전우들을 그리워했다"며 "자유를 지키려 함께 싸운 한·미 노병의 진한 우정을 느꼈다"고 소개했다. 책에 소개된 생존 노병 중 한 명인 롤런드 워터는 미국 테네시 녹스빌 자택에서 최근 가진 현 작가와의 인터뷰에서 "내 마지막 소원은 미 육군 24사단 63야전포병대대에서 같이 생활하고 전장에서 함께 싸운 두 카투사 전우의 소식을 듣는 것"이라며 "이부산은 170㎝ 키에 조용한 목소리로 누구에게나 친절하게 대했고, 이정길은 키 165㎝에 활동적이며 성실한 성격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전쟁이 끝나고 두 사람이 집으로 가지고 갈 물건이 아무것도 없다고 해 보탬이 되라고 5달러를 주었더니 이부산의 여동생이 고마움의 표시로 손수건을 보내줘 귀국 때 그걸 꼭 쥔 채 돌아왔다"고 회상했다.

또 한 명의 미군 참전 노병 프랭크 토머스는 한국에서 병이 났을 때 많은 도움을 준 통역병 출신 카투사 전우 백두대 씨를 찾기 위해 귀국 20년 뒤 방한해 대구의 한 신문사에 신문광고를 내며 백방으로 수소문했다. 하지만 간발의 차이로 신문 광고 실린 다음 날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백 씨는 광복 직전 다니던 학교에 쳐들어온 일본군 총에 맞아 다리에 큰 장애를 입게 됐다고 한다. 현 작가는 "토머스는 '백씨와 같은 국군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한국은 없었을 것이며, 누구보다 목숨 걸고 한국을 지킨 존재들은 한국 국민과 군인'이라며 백씨를 그리워했다"고 전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
정충신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