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전국대회 출전권 얻었지만
“장기휴가 3번 내기엔…” 포기
중학교때 ‘손맛’ 느끼고 입문
美유학시절 전국대회서 입상
귀국후 입사 10년차 직장인
베스트 6언더… 사내선 무적
우즈·매킬로이 한국 왔을때
함께 ‘원포인트 클리닉’ 진행
한국 필립모리스 본사 영업기획팀의 남승우(34·사진) 씨는 프로급 골프 실력을 자랑한다. 그가 기억하는 자신의 최저타는 6언더파. 지난달 14일엔 회사 동료들과 함께 경기 가평군 썬힐골프클럽에서 2언더파란 우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적어도 사내에선 그와 맞설 ‘적수’가 없다. 어릴 적엔 미국프로골프(PGA)투어를 꿈꿨던 유망주였지만 부상, 그리고 개인적인 사정 탓에 골프 스타라는 꿈을 이루지 못했다.
10년 차 직장인이지만 골프기량은 녹슬지 않았고, 회사에선 능력을 인정받는 우수한 사원으로 꼽힌다. 지금의 직장으로 1년 전 옮겼지만, 벌써 사내에서 상을 두 차례나 받았다.
지난 1일 만난 남 씨는 “예상 못 한 실수는 있을 수 있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점에서 골프와 회사 업무는 닮은꼴”이라면서 “골프에서 지금의 샷에 집중하다 보면 자연스레 결과가 나오듯이, 회사에서도 지금의 업무에 집중하다 보면 좋은 결과를 얻게 된다”고 말했다.
남 씨는 중학생이었을 때 부친을 따라 골프장에 갔다가 골프채를 휘둘러 봤고, 정확하게 공을 때렸을 때의 짜릿한 손맛에 이끌려 골프에 빠졌다. 그리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학업과 골프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고교 졸업반이었을 땐 여러 대학에서 입학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허리를 다쳐 수술을 받았고, 골프선수가 아닌 일반 학생으로 텍사스주 베일러대에 입학했다. 그리고 베일러대 골프팀의 문을 두드려 연습생 신분으로 다시 클럽을 잡았다. 부상 후유증을 털어내고 전국대회에서 상위권에 올랐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졸업하자마자 귀국했고 국내 스포츠매니지먼트 업체에 입사했다.
남 씨는 스포츠매니지먼트업에 종사하면서 즐거운 추억을 쌓았다. 2011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US여자오픈에선 양수진의 캐디를 맡았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이 한국을 찾았을 땐 ‘원 포인트 클리닉’ 프로그램 등을 함께 진행했다. 2017년 겨울엔 이탈리아 여행을 떠났다가 우연히 지역 아마추어대회에 출전해 덜컥 1위를 차지했다.
6개월 뒤 다시 이탈리아로 가 지역대회에서 또 1위에 올랐고, 참가 비용을 지원받는 이탈리아전국대회 출전권까지 얻었지만 미련 없이 포기했다. 남 씨는 “세 번이나 장기 휴가를 신청할 순 없었고, 직장인 골퍼로서 좋은 경험을 했다는 것에 만족했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지금은 매장 등을 관리하고 전반적인 영업 계획을 세우는 게 주 업무. 남 씨는 “골프라는 운동을 좋아하는 이유는 내가 준비한 과정을 거쳐야만 성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직장에서도 과정을 지켜야 원하는 업무실적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입스는 골퍼에겐 ‘공동의 적’.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기가 쉽지 않다. 입스는 주말골퍼, 아마추어, 프로까지 벌벌 떨게 만든다. ‘골프여제’ 박인비도 2008년 US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입스로 한동안 애를 먹었다.
그런데 남 씨는 입스는 없다고 생각한다. 입스는 심리, 정신의 영역이니 없다고 치는 게 속 편하다. 물론 이렇게 생각하더라도, 마음먹은 대로 안 될 때가 있다.
남 씨에겐 분명한 해법이 있다. 그는 “골프든 업무든 그 무엇이든, 뜻대로 되지 않을 때는 중간 과정을 바꾸려 하지 말고 처음으로, 기본으로 돌아간 다음 좋은 느낌을 되찾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올바른 자세, 마음가짐으로 돌아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무엇이든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을 놓는 것부터 그립 등등 모두 기본으로 돌아가 반복하다 보면 느낌이 온다”면서 “코칭을 받더라도 직접 몸으로 느끼지 못한다면 자기 것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남 씨는 수많은 골프장을 돌아다녔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미국 하와이의 터틀베이리조트.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라운드한 곳이기 때문이다. 남 씨는 “2018년 6월 터틀베이리조트에서 아내와 함께 즐겁게 골프를 했다”면서 “사랑하는 사람과 골프의 재미를 나누었기에 특별했다”고 말했다. 아내는 남편을 만난 뒤 골프에 입문했다. 함께 TV 중계를 보면서 ‘골프 토론’을 하다보니 애정이 더욱 두터워지고 있다. 22개월 된 아들이 어서 자라 아빠 엄마와 함께 골프장에 가는 날을 부부는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오해원 기자 ohwwh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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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연재했던 ‘골프와 나’를 종료하고 이번 주부터 ‘우리 직장 高手’를 소개합니다. 골프를 즐기면서 열심히 일하는 직장인 실력자의 다양한 스토리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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