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관객 모두 목말랐던 공연
‘행사’서 ‘문화활동’ 으로 분류
입장객 최대 4000명으로 확대
이문세, 창원 등 전국투어 돌입
자이언티·원슈타인 합동 공연
자우림·미스터트롯도 무대 준비
연말 공연장 확보 벌써 물밑경쟁
‘포스트 코로나’ 콘서트 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이래 1년 넘게 중단돼 있던 콘서트가 온라인이 아닌 대면 방식으로의 복귀를 모색하고 있다. 현장의 열기에 목마른 관객, 관객의 환호가 그리운 아티스트들의 공통된 열망이 배경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지난 11일 현행 거리 두기 단계를 다음 달 초까지 3주 더 연장했지만 대중음악 공연장 입장 제한은 100명 미만에서 최대 4000명으로 대폭 확대했다. 사실상 대면 콘서트를 허용한 셈이다.
◇‘행사’에서 ‘문화활동’으로 재분류
이날 정부에 따르면 대중음악 공연 입장 제한은 당장 14일부터 풀리고, 보다 완화된 조치가 7월부터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집회·모임·행사’로 분류돼 100인 이상 모임 금지 규정을 적용받았던 콘서트를 뮤지컬·클래식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같은 ‘문화활동’으로 재분류했기 때문이다. 문체부 측은 “업계의 목소리를 청취해 콘서트를 문화활동으로 분류하는 것을 지난 3월부터 중대본에 제안해 놓았던 상황”이라며 “감염자 수만 줄어들면 입장객 제한 완화뿐 아니라 좀 더 적극적이고 다양한 방식의 개최가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1000명 내외 시동
이미 1000명 안팎의 콘서트는 시동을 걸었다. 이문세는 지난 4∼5일 경남 창원에서 약 1000명의 관객을 대상으로 ‘시어터 이문세’ 공연을 열고 전국투어를 시작했다. 지방자치단체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동반인 거리 두기 좌석제’ 등 방역 지침에 따라 진행했다. 이문세는 “공연이라는 것이 보통 관객이 가수를 보고 싶어 해서 공연장을 찾아오는데, 이번에는 저와 우리 밴드가 관객들이 너무 보고 싶어 공연장을 찾아왔다”며 관객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자우림은 오는 18∼2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잎새에 적은 노래 안단테 드라마티코’ 공연을 연다. 어쿠스틱에 현악기를 더한 공연이다. 현재로썬 클래식을 접목해야 공연할 수 있는 조건에 맞췄다. 본래 3000석의 좌석도 거리 두기를 적용해 1500석으로 조정했다. 자이언티와 원슈타인은 오는 25일 경기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합동 공연한다. 공연을 주최하는 의정부문화재단으로선 2019년 말 이후 1년 6개월 만에 여는 공연이다. 재단 측은 “거리 두기 지침에 따라 전체 1025석을 437석으로 줄였다”며 “지난달 21일 예매 개시 1분 만에 표가 매진됐다”고 밝혔다.
JTBC ‘싱어게인’은 이달 중순부터 연말까지 광주, 서울, 수원 등 7개 도시에서 전국투어를 한다. ‘톱 3’인 이승윤, 정홍일, 이무진을 비롯해 ‘톱 10’ 가수들이 나온다. TV조선의 ‘내일은 미스터트롯’의 ‘톱 6’(임영웅, 영탁, 이찬원 등)도 연말까지 8차례 공연한다. 코로나19 때문에 지난 1년여간 연기와 취소를 반복했지만 이번엔 개최를 확신하고 있다. 강태규 대중음악 평론가는 “‘내일은 미스터트롯’은 사실 1년 2개월 전부터 해야 할 공연이었는데 못하고 있었다. 취소돼도 관객들이 티켓을 환불하지 않고 기다렸다는 것은 그만큼 관객들이 오프라인 공연에 목말라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강조했다.
◇연말 공연장 확보 물밑 경쟁
연말 콘서트를 위한 공연장 대관 경쟁은 벌써 가열되고 있다. 주로 주말에 집중되는 공연의 성격상 연말에 실제로 공연할 수 있는 기간은 며칠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원하는 날짜를 선점하려면 지금부터 대관에 뛰어들어야 한다.
지난해 데뷔 35주년을 맞아 전국투어를 하다가 취소한 주현미는 연말 콘서트 재개를 계획하고 있다. 중장년층 관객을 대상으로 한 디너쇼 공연도 준비 중이다. 공연기획사 쇼플러스의 마해민 대표는 “어르신들의 백신 접종이 마무리되는 10∼11월쯤 주현미 전국투어를 추진하고 있는데 지역 공연장 대관이 만만치 않다”며 “1년 이상 연기된 공연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연제협 “세계적으로 좋은 개최 사례…우리도 희망”
하지만 대면 콘서트로 복귀하기 위한 장애물이 여전히 남아 있다. 공백이 너무 오래돼서 무대 설비 전문가나 세션맨이 크게 부족한 상태다. 생계를 위해 업계 종사자들이 많이 떠났기 때문이다. 공연 종사자들의 권익을 대변하기 위해 지난 4월 출범한 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음공협) 측은 지난 7일 첫 세미나를 열고 코로나19 위기 속 차별받았던 대중음악 공연 업계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빌릴 수 있는 공연장이 때마침 줄어드는 것도 문제다. 약 1만5000석 규모의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KSPO DOME), 스타디움 공연장인 올림픽 주경기장 등이 내년 초부터 리모델링에 들어가 대관이 불가능해진다. 특히 대규모 공연장이 부족한 상황이라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김명수 한국연예제작자협회(연제협) 본부장은 “그동안 국회, 문체부 등과 소통하며 업계의 목소리를 전했다. 업계는 이미 오래전부터 고사 상태다. 종사자들의 수입이 제로가 된 지 1년 3개월”이라며 “어쨌거나 7월부터는 환경이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제협에서 해마다 해온 드림콘서트도 막판까지 대면 개최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백신 접종자가 늘고 있고 세계적으로 콘서트 개최에 대한 좋은 사례들이 있어 우리도 곧 그렇게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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