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규제 강화 움직임에
BNK부산銀 “제휴 안하겠다”
농협·케뱅도 신규 계약 ‘신중’

거래소 자체 ‘알트코인’ 정리도


금융당국이 가상화폐거래소 당국 신고를 앞두고 행정지도 연장 등 규제 강화 움직임을 보이면서 은행들이 가상화폐거래소의 실명계좌 발급에 몸을 사리고 있다. 가상화폐거래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자금세탁 문제 등에 따른 위험도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인데 일부 거래소는 부실 우려가 높은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모든 가상화폐)을 처분하며 자정 움직임에 나서는 모양새다.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BNK부산은행이 가상화폐거래소와 실명인증 제휴를 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은행권의 몸사리기가 심화하고 있다. 현재까지 가상화폐거래소와 제휴를 맺은 은행은 NH농협은행, 신한은행, 케이뱅크 총 3곳이다. 빗썸, 코인원과 제휴 중인 농협은행, 업비트와 제휴 중인 케이뱅크 등은 현재 신규계약은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코빗과 제휴를 맺고 있는 신한은행은 ‘정해진 것은 없고 은행권 공동의 가상화폐 심사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펴는 등 제휴에는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다만 일부 중소형 은행들은 수익원 발굴 차원에서 거래소 실명계좌 발급에 관심을 기울이기도 했다. 하지만 당국이 강경한 입장을 보이자 이들을 포함한 은행권 전체가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오는 7월 9일까지였던 ‘가상통화 관련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의 유효 기간을 오는 12월 31일까지 연장했다. 가상화폐를 취급하는 금융회사는 한층 강화된 고객 확인·금융거래 모니터링을 시행하도록 한 것으로 은행권 부담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거래소도 가상화폐 구조조정으로 위험을 피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11일 업비트는 페이코인, 마로, 옵저버, 솔브케어, 퀴즈톡 등 5종의 가상화폐 원화 거래 중지를 예고했다. 또 알트코인 25종을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들 25개 가상화폐는 18일까지 업비트 측에 투자 유의종목 지정에 대한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놔야 자리를 지킬 수 있게 된다. 업비트의 이번 결정으로 3조3000억원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가상화폐 멸절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는 것은 다소 무리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가상화폐 투자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가 젊은층으로부터 집중 포화를 받기도 했다. 올해 안으로 거래소 구조조정을 ‘질서있게’ 수행한 뒤 가상화폐 투자 거품을 방지하고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관리해 나가는 게 금융당국 정책 목표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는 은행연합회, 시중은행 등과 함께 거래소 관련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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