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급등’ 3월엔 1.05%
서울 양천구에서 ‘전세살이’를 하고 있는 김미진(34) 씨는 지난해 말 7년 동안 부어왔던 주택청약저축을 해지하고 그 돈을 주식시장에 투자했다. 김 씨는 “미혼인 데다, 혼자 살고 있어 청약 가점도 높지 않아 주택청약을 계속 부어봐야 서울에서 아파트 장만은 꿈도 못 꿀 상황이라 차라리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게 낫다 싶어 통장을 해지했다”며 “지난해 말 주식시장에 들어갔는데 아직까지 수익률은 나쁘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천정부지로 뛴 수도권 아파트 가격과 ‘로또’가 돼 버린 아파트 청약 당첨 환경 때문에 주택청약을 깨고 주식시장이나 가상화폐시장으로 투자 방향을 트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15일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제출받은 ‘주택청약저축 해지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4만3817건이던 주택청약저축 해지 건수가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보이던 올 1월에는 26만1555건으로 증가했다. 이후 가상화폐시장이 폭등했던 지난 3월에도 27만2180건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전체 잔고 계좌 대비 해지 계좌 비율도 0.96%에서 1.02%(1월)와 1.05%(3월)로 증가세를 보였다. 해지 금액 규모는 지난해 11월 8143억 원에서 올 1월과 3월에는 각각 9181억 원과 9330억 원으로 늘었다. 주택청약저축 해지가 증가한 올 1월은 주식시장이 최고점에 달했던 시기다. 코스피 지수가 3266을 찍기도 했고 대표적 종목인 삼성전자는 장중에서 9만68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3월에는 가상화폐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빗썸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이 사상 처음으로 7000만 원을 넘어서고 한때 7100만 원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실제, 일부 시중은행이 청약 해지 사유를 묻자 적지 않은 고객이 “청약신청 과열에 따른 당첨 기대감 축소로 청약을 포기했다”고 답변했다. 권 의원은 “전통자산에 상대적 박탈감을 가진 청년들이 그 대안으로 변동성이 높은 가상자산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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