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8명이‘인플레’ 경고
“美 경기·수출물가 연쇄 작용
인플레 유발…과열경기 양상”
韓銀 금리인상은 기정사실화
“늦어도 내년 상반기”한목소리
‘美 테이퍼링 연내 가시화’전망
최근 물가 상승 움직임과 관련해 국내 중견 경제학자들은 인플레이션(지속적 물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일부 학자는 이미 인플레이션 초기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했다.
15일 문화일보가 국내 중견 경제학 교수 10명에게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한 의견을 구한 결과, 8명(안동현 서울대, 김소영 서울대, 양준모 연세대, 김진일 고려대, 이정희 중앙대, 하준경 한양대, 조동근 명지대, 우석진 명지대 교수)이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예상했다. 이 중 4명의 교수는 이미 인플레이션이 진행 중이라고 분석했다.
학자들 전원은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최근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현상을 넘어, 긴축 시계를 빠르게 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안 교수는 “최근의 물가 상승은 높은 기저효과도 한 요인”이라며 “미국의 접종 확산에 따른 경기 급속 회복과 국내 수출물가 상승 등이 연쇄 작용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소영 교수도 “올해 한은이 성장률 4%를 예상한 데다, 추가경정예산도 예상되기 때문에 약간의 과열경기가 아닐까 싶다”며 “수요 가격이 많이 올라왔다는 측면에서 이미 인플레이션은 진행 중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조 교수는 “한은이 현재 구두 개입 중이며, 최소한 가을엔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본다”면서 “고위험 채무자가 4명 중 1명으로 정부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점진적 양적완화 축소) 역시 연내 가시화될 것으로 학자들은 전망했다. Fed 출신 김진일 교수는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나 8월 잭슨홀 미팅에서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신호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의 금리 인상 시점도 테이퍼링 시점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양 교수는 “한은이 (미국보다)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경우 경기침체에 가계부채 등 위험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한은이 이런 비난을 받을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미국의 테이퍼링 시점에 금리 인상 시기도 맞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는 “(인플레이션은) 코로나19 사태 안정에 달렸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되는 시점에 자산가격 거품에 인플레이션까지 겹칠 수 있어, 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 교수와 이 교수 역시 “사회적 거리 두기가 끝나는 시점에 인플레이션 및 금리 인상 이슈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수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인플레이션 시점은 예단하기 어렵다”며 “생산자 물가는 오르는데, Fed는 일시적이라며 기대감을 죽이고 있다”고 말했다.
송유근·정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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