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동구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지구 건물 붕괴 참사가 발생할 당시 해체감리자가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광주시와 광주동구청이 감리업체에 대한 징계 절차에 돌입했다. 다만, 건축사징계위원회는 감리자의 범죄사실이 경찰 수사로 드러난 뒤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15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광주동구청은 사고 구역 건축물 해체공사의 감리자로 지정된 A 건축사사무소(광주 남구 소재) 소장 B 씨의 건축사 자격 취소와 A 건축사무소 개설신고의 효력상실 등 2가지 행정처분을 해달라고 최근 시에 요청했다.

건축사법 제11조 1항 6호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안전 규정 등을 위반해 공사감리를 함으로써 공사가 부실하게 돼 구조상 주요 부분에 중대한 손궤(무너져 내림)를 일으켜 사람을 죽거나 다치게 한 경우’에는 건축사 자격을 취소하도록 돼 있다. 또 건축사법 제28조는 ‘건축물의 구조상 안전에 관한 규정을 위반해 공사감리를 함으로써 사람을 죽거나 다치게 한 경우’에 건축사사무소개설신고의 효력상실처분을 하도록 돼 있다. 동구 관계자는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은 사고에 대해 감리 분야의 책임이 크다고 판단해 이 같은 행정처분을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시는 감리자 지정권자인 구청이 행정처분을 요청한 만큼 건축사징계위원회를 열기 위한 절차에 들어간다. 건축사징계위 소집의 전제조건은 구청의 행정처분 요청이다. 시는 다만, B 씨의 감리 소홀 등 위법사항은 경찰 수사로 사실상 확정되는 만큼 수사 결과 발표 후에 징계위를 개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징계위를 열기 전에는 B 씨에게 10일 이상의 의견제출 기간을 주고 필요할 경우 청문 절차를 거치도록 돼 있다”며 “9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건축사징계위가 동구청이 요구한 2가지 행정처분을 수용할지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B 씨를 추가로 소환해 조사하기 위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경찰은 앞서 B 씨를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해 조사해왔다.

국토교통부가 고시한 ‘해체계획서 작성 및 감리업무 등에 관한 기준’에는 감리자는 공사현장 전반의 안전을 책임지도록 돼 있다. 안전점검표를 기록하고 건물 해체 전 과정을 촬영해야 하며, 추락 또는 낙하 위험이 있는 작업과 건설장비를 활용하는 위험작업 등에는 작업현장에 수시로 입회해 지도·감독해야 한다. 경찰은 B 씨가 철거업체와 ‘비상주 감리’계약을 체결했다고 해도 이 같은 기본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정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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