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교수는…

정진욱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올해 한국경제학회장을 지내기 전까진 언론 인터뷰에도 잘 응하지 않았을 만큼 학자로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왔다. 경제와 정치의 영역, 연구의 영역과 언론의 영역은 구별될 필요가 있다는 신념 때문이다. 그가 올해 한국경제학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정치적 중립성’을 우선 가치로 내세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 교수는 1978년 연세대 경제학과에 입학한 뒤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고, 1990년 미국 플로리다대에서 박사 과정을 마친 뒤 2002년부터 모교인 연세대에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40여 년간 한우물만 판 셈이다. 그는 ‘경제학을 꾸준히 연구한 것’을 일생에서 가장 잘한 일 중 하나로 꼽았다.

그런 그에게도 유혹은 있었다. 정 교수는 “미국 유학 시절 회계학으로 전공을 바꾸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며 “당시 회계학 박사는 경제학 박사보다 연봉이 두 배 정도로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 아이가 막 태어난 때라 몇 달을 고민했다”고 당시의 심경을 전했다. 정 교수는 “그러다가 어느 날 문득 돈이 다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며 “내가 가지 않겠다고 하니까 제안했던 교수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던 게 잊히지 않는다”고 전했다.

정 교수의 좌우명은 ‘진실함과 용기’다. 그는 “진실함은 소극적으로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고, 적극적으론 모든 사람을 대할 때 성의를 다한다는 의미”라며 “그런데 진실함을 마음속에 품고만 있어선 남에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남을 돕고 사회를 발전시키려면 행동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스스로를 취미도 없는 사람이라고 지칭한 정 교수는 가끔 집 주위를 걷는 것을 즐긴다. 그는 “골프는 치지 않고 집 근처 홍제천과 불광천을 산책하는 게 학문 외의 유일한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계량경제학회장, 한국경제학회장 등을 지낼 만큼 학문적 성과를 인정받고 있지만, 아직 책을 출간한 적이 없다. 정 교수는 “주위에서 제안을 많이 받았지만 내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게 우선이란 생각에 미뤘다”며 “은퇴하고 나서는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웃었다.

△1960년 서울 출생 △장충고, 연세대 경제학 학사·석사 △미국 플로리다대 계량경제학 박사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 △한국연구재단 설립위원 △한국계량경제학회 회장 △한국경제학회장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관련기사

이정우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