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용어 많아 대사 암기에 고생
옆구리 찌르면 나오도록 연습”
“잔소리보다는 도움이 되는 선배가 되고 싶습니다.”
명문 로스쿨을 배경으로 진정한 법과 정의를 깨달아가는 예비 법조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로스쿨’을 마친 배우 김명민(사진)은 이 드라마를 통해 ‘참스승’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극 중 독설을 내뱉지만 학생들의 존경을 받는 형법 교수 양종훈 역을 맡은 그는 작품에 임하는 동안 “진정한 스승은 무엇일까”라고 자문했다.
양종훈 교수는 학생들과 함께 밥을 먹지 않는다. 사적인 감정이 섞이면 공평한 가르침과 평가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소 매몰차게 보일 수도 있으나 그를 연기한 김명민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11일 가진 온라인 인터뷰에서 “양 교수는 채찍질은 티 나게 하면서도 당근을 티 나지 않게 준다. 자신이 느낀 자괴감을 학생들도 똑같이 느끼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 때문”이라며 “양 교수 같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로스쿨이라면 나 역시 들어가고 싶다. 양 교수처럼 참스승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김명민은 후배들에게 어떤 선배일까? 연기가 서로의 화합과 호흡을 통해 완성되는 터라 김명민은 양 교수와 달리 밥자리를 중시한다. “후배들에게 밥을 잘 사주려고 한다”고 운을 뗀 그는 “그런 말 있지 않나? 나이가 들수록 입을 닫고 지갑을 열어라! 또 잔소리하기보다는 현장에서 도움을 주는 선배가 되려고 노력한다”며 “이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배우나 스태프들이 함께 모여 촬영 뒷이야기를 나눌 수 없어서 너무 속상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명민은 전문직 캐릭터와 유독 인연이 많다. ‘하얀거탑’의 의사, ‘베토벤 바이러스’의 지휘자, ‘개과천선’의 변호사 등을 맡아 군더더기 없는 연기를 선보였다. 메소드 연기를 추구하는 그는 배역이 주어질 때마다 그 인물에 몰입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이번도 예외는 아니다.
“같은 한 페이지 정도의 대사여도 법적 용어가 많아 외우는 데 시간이 10배 이상 걸렸다. 법적 용어들은 이해 없이는 외울 수 없기 때문에 옆구리를 딱 찌르면 나올 정도로 연습했다”는 김명민은 “전문직은 다 어렵다. 죽기 아니면 살기로 하는 거다. 내가 만족스럽게 여기는 연기를 하는 일은 평생 없을 것 같다. 전문직 그만하고 싶다”고 엄살을 부렸다.
‘로스쿨’은 유독 김명민의 만족도가 높은 작품이었다. 6.9%(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라는 수치를 넘어 체감 시청률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어느덧 고등학생이 된 아들 친구의 반응은 그를 들뜨게 만들었다. 그는 “SNS를 하지 않아서 온라인 반응에 둔감한 편인데 고등학생인 우리 아들이 ‘친구가 전화 와서 ‘아빠 멋있다’고 사인 좀 해 달래’라고 말했을 땐 신선한 충격이었다”며 웃음 지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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