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연기 반대·기본소득 등
협공 당하는 상황 반전 노려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통령선거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7일 친문(친문재인) 적자로 꼽히는 김경수 경남지사를 만났다. 경선 연기, 기본소득과 관련해 협공을 받는 이 지사가 공식 출마 선언을 앞두고 당내 주류 세력인 친문 껴안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경기도-경상남도 공동발전을 위한 정책 협약식’ 참석을 위해 경남 창원시 경남도청을 찾았다. 김 지사는 도청 2층 집무실 앞 복도까지 나와 이 지사를 반갑게 맞았다. 김 지사는 “경남도청이 창원으로 옮겨온 1983년 이후 현역 경기지사가 방문한 건 처음”이라고 덕담을 건넸고, 이 지사는 “환영해주셔서 고맙다”고 화답했다.
이 자리에서 이 지사와 김 지사는 △권역별 초광역 협력 △남북교류 활성화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오염수 공동 대응 △청년 문제 대응 및 정책협력 과제 발굴 등을 함께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번 만남은 표면적으로 경기와 경남의 공동 발전을 위한 정책 연구 성격을 띠었지만, 정치권에선 이 지사가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친문 세력과의 연결고리를 강화하기 위한 행보라는 시각이 다수다. 이 지사는 2017년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 당시 후보와 각을 세운 뒤 이듬해 경기지사 후보 경선에서는 전해철 후보와 마찰을 빚은 바 있다.
대선 경선을 앞두고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를 중심으로 한 구당권파 일부의 지지를 얻는 데 성공했지만, 여전히 친문 주류와는 거리감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김 지사와의 만남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지사 측 핵심 관계자는 “이 지사와 김 지사는 평소에도 지역 현안으로 많은 교류를 해온 가까운 사이”라며 “민주당의 유일한 목표는 정권 재창출이라는 점에서 김 지사가 이 지사를 멀리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지사와 김 지사는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당시 재난기본소득 도입을 주장하며 공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랜 친노(친노무현)·친문 인사로 꼽히는 3선의 이학영 민주당 의원이 전날(16일) 출범한 경기 지역 민주평화광장 상임대표를 맡은 점도 친문과의 접점을 찾아가는 이 지사에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손우성 기자, 창원=박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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