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의 떡’ 코로나 대출

1차 지원금 2조1000억원 중
1조6000억이 1~3등급에 가
저신용자들 결국 2금융권으로

저축은행 대출받은 7~10등급
단기잠재 부실률 2%P 상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에 대한 정부 지원이 주먹구구식이라는 지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소상공인 첫 대출지원 과정에서 고신용 등급자에게 대출이 몰리자 부랴부랴 2차 대출 기준을 ‘중·저신용 등급 소상공인’에게 맞추는 등 급조한 모습이 역력했다. 그러나 이미 1차 대출지원으로 나간 대출금액이 2·3차 대출금 총액을 웃도는 규모여서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한 중·저신용자들이 제2금융권과 사금융으로 발걸음을 돌리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다.

21일 공단이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공단이 시행한 소상공인 대출 지원은 총 3차례다. 지난해 2월 13일부터 3월 27일까지 진행된 ‘코로나19 경영애로자금’ 대출과 3월 25일부터 5월 6일까지 진행된 ‘코로나19 긴급대출’, 이후 12월 9일 하루 동안 신청받은 ‘2000만 원 긴급대출’이다. 대출지원 전체사업비는 1차 대출 지원 규모가 2조1815억2000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2차 지원 7723억4700만 원, 3차 지원 2982억4200만 원이다.

사업비 규모가 가장 컸던 1차 지원금의 경우 대출금 대부분이 1~3등급의 고신용자들에게만 집중됐다. 1차 지원에서 신용등급이 1등급인 소상공인에게 8862억3800만 원(40%), 2등급에 5064억8100만 원(23%), 3등급에 2729억7800만 원(12%)이 대출돼 전체 금액의 75%가 고신용 등급에 몰렸다. 당시 최하위 등급인 10등급에 지원된 대출은 단 한 건도 없었다. 1차 대출금이 고신용 등급 소상공인에게 몰리자 공단은 2차 대출에서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중 신용평가 4~10등급’을 지원기준으로 부랴부랴 설정했는데 역시 1등급에 153억3000만 원, 2등급에 196억4800만 원, 3등급에 191억5000만 원이 지원됐다. 그런데도 공단은 2차 대출 지원과 관련해 “4~10등급인 중·저신용 소상공인 지원 건수가 전체의 94.2%에 달한다”고 자평했다.

그런 사이 소상공인들의 빚 부담은 계속 늘었다. 최근 예금보험공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현재 79개 저축은행에서 대출받은 개인사업자 중 7등급 이하 저신용자의 ‘단기 잠재 부실률’은 19.8%로, 전년 말(17.8%)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
정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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