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극우 부진…佛 우경화 확인
투표율 34%…코로나탓 최저치


내년 프랑스 대선의 가늠자로 여겨지는 전국 단위 지방선거에서 집권 여당이 예상대로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최대 경쟁자가 이끄는 극우 정당 역시 예상보단 성적이 저조했지만, 중도 우파 정당에 표심이 쏠리면서 프랑스 정치 지형의 우경화가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여론조사업체 오피니언웨이의 출구조사에서 중도 우파 성향의 공화당(LR)이 29.3%를 득표해 선두를 달렸다. LR는 선거가 치러진 본토 13개 지역 중 7곳에서 27∼29%에 가까운 지지를 얻으며 세를 굳히는 모양새다. 북부 오드프랑스에선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LR 소속 자비에 베르트랑 광역주의회 의장이 무려 43%를 득표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최대 경쟁자로 꼽히는 마린 르펜 대표가 이끄는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은 19.1%를 득표하며 2위에 올랐다. 교통부 장관 출신의 티에리 마리아니가 프로방스알프코트다쥐르 지역에서 최종 승리를 거두면 RN은 사상 처음으로 지방 의회에 진출하게 되는 것이지만, 6개 지역에서 1위를 기록했던 2015년 지방 선거 1차 투표 때와 비교하면 세가 위축됐다.

르펜 대표는 이 같은 결과가 낮은 투표율에 따라 초래된 “정치 현실을 왜곡하는 시민적 재앙”이라고 지적했다. 20년 전만 해도 70%에 육박했던 지방선거 투표율은 이번에는 34% 수준으로 집계됐다. 프랑스 여론조사기업 엘라베는 이번 선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해제와 맞물리면서 1958년 이래 최고 수준인 68.5%의 기권율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전진하는 공화국’(LREM)은 득표율이 10.9%에 그쳤다. LREM이 지방 선거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중도 좌파 성향의 사회당(PS·15.4%)과 녹색당(EELV·13.2%)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아우로레 베르게 LREM 의원은 선거 결과를 “모욕(slap in the face)”이라고 표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좌우 모두에 걸쳐 있는 전략에 편승해 전통적인 정당을 밀어내려는 LREM의 야심에 타격을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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