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사망사건’현장점검
“피해자 보호 시스템 부재”


여성가족부가 부사관 성추행 사망 사건이 발생한 공군에 대한 현장 점검에 나선 결과, 성폭력 예방 관련 매뉴얼은 있지만 지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군의 폐쇄적인 근무환경이나 상명하복식 계급문화로 매뉴얼이 유명무실해지고 피해자 보호나 재발방지 노력이 실종됐다는 지적이다.

여가부는 지난 16일과 18일 제20전투비행단(공군본부 포함)과 제15특수임무비행단을 방문해 성희롱 방지 조치 등 현장점검을 실시한 결과를 22일 공개했다. 점검 결과 성희롱·성폭력 사건 처리와 피해자 지원 등 관련 규정이나 매뉴얼은 갖추어져 있으나, 현장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했다. 일부 내용은 명확하게 규정돼 있지 않고, 매뉴얼에 대한 이해도 부족으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보고 체계 역시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사건 발생 시 즉시보고는 있으나, 피해자 보호 및 사건처리에 관한 사후 조치보고 규정이 미비했다. 특히 재발방지대책을 단순 교육이나 워크숍 등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 보호를 위한 시스템도 갖춰지지 않았다. 성고충전문상담관의 업무 권한이 약해 피해자 지원에 한계가 있고, 매뉴얼상 피해자 보호 규정이 명시돼 있으나 현실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여건이 미흡했다.

사건 처리 시스템과 관련해서도 성고충심의위원회 관련 규정은 있으나 운영된 적이 없었다. 그 결과 피해자와 가해자에 대한 조치, 2차 피해방지, 재발방지대책 등 논의 기회가 부족했다.

예방교육의 경우 교육 이수율은 높으나 대규모 집합교육으로 실시하는 경우가 많고, 2차 피해 예방 등 사례중심의 콘텐츠가 부족했다. 간부 대상 집합교육은 대부분 500명 이상 대규모 집합 강의로 이뤄지고 있었다.

여가부 관계자는 “결과를 국방부와 공유하고, 국방부 민관군 합동위원회 및 성폭력 예방제도 개선 전담 태스크포스(TF) 등에서 재발방지대책 수립 시 주요 개선사항을 반영하도록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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