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르펜, 마크롱 최대 경쟁자로
지지율 5~6%P 근소 격차 추격
伊 차기총선서 극우정권 가능성


민주주의의 본산으로 여겨지는 서유럽에선 정부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대응 성과에 따라 극우 세력의 득세 여부가 갈리고 있다. 과학에 기반한 보건 정책으로 현 정권에 대한 국민 신뢰가 상승한 독일에선 힘을 잃었지만, 프랑스·이탈리아·오스트리아 등에선 여전히 존재감이 상당하다. 포퓰리스트들이 이미 집권 중이었던 동유럽과 대조적으로 서유럽에선 야권을 구성하고 있던 포퓰리즘 세력이 기존 정권의 팬데믹 대응을 비판하며 세를 키워가고 있는 셈이다.

퓰리처상을 받은 정치 평론가이자 언론인인 앤 애플바움은 최근 미 공영 라디오 NPR 인터뷰에서 “독일에선 팬데믹이 중앙 정부와 관료, 과학에 대한 신뢰를 가져왔고, 이는 (극우 성향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엔 좋지 않은 일이었다”고 말했다. 실제 AfD는 오는 9월 연방하원 총선거를 앞두고 치러진 마지막 주의회 선거에서 집권당인 기독민주당(CDU)에 밀렸다.

하지만 독일과 달리 프랑스와 이탈리아, 오스트리아에선 여전히 권위주의를 표방하는 정당들이 득세할 가능성이 크다고 애플바움은 진단했다. 이들 중 대선이 가장 임박해 있는 프랑스에선 지난 2017년 대선에서 결선 투표까지 올라갔던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52·위 사진) 대표가 여전히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최대 경쟁자로 꼽히고 있다. 지지율 면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여전히 앞서고 있긴 하지만 두 사람 간 격차는 5~6%포인트 수준으로 매우 근소하다. 폴리티코 조사에선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르펜 대표가 마크롱 대통령을 줄곧 앞지르기도 했다. 애플바움은 “취임 당시 많은 국민이 가졌던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신뢰는 사라졌고, 이는 부분적으로 팬데믹에 기인한다”며 “사람들은 규제에 지쳤고, 팬데믹이 제대로 관리됐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이에 르펜 대표를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마저 그를 대안으로 고려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탈리아에서도 극우 정당인 ‘이탈리아 형제들’(FDI)의 조지아 멜로니(44·가운데) 대표가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FDI 지지율이 약 20%에 달해 또 다른 극우 정당인 마테오 살비니의 ‘동맹’(Lega)을 제치면서 다음 총선에서 이탈리아 역사상 가장 우파적인 정권이 탄생할 가능성을 높였다고 전했다. FDI는 지난 2월 마리오 드라기 내각 출범 당시 이를 수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유일한 정당이다. 컨설팅업체 테네오 인텔리전스의 울팡고 피콜리는 “(FDI는) 유일한 야당으로서, 연립정부에 참여하고 있는 정당들이 하지 못하는 말들을 할 수 있었다”고 짚었다.

오스트리아에선 반이민, 반이슬람 성향이 뚜렷한 헤르베르트 키클(52·아래) 전 내무부 장관이 극우 성향의 자유당(FPO) 대표로 선출됐다. 중도 보수 정당인 국민당 소속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를 향해 날 선 공개 비판들을 이어온 키클 대표 역시 전임자였던 온건 성향의 노르베르트 호퍼에 비해 강경한 인물로 분류된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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