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일 준공을 앞둔 인천 동구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전경.  인천연료전지㈜ 제공
내달 2일 준공을 앞둔 인천 동구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전경. 인천연료전지㈜ 제공

市, 수도권 최대규모 생산 클러스터 서구 지역에 조성

SK E&S·현대차 등과 협약
年 3만t 액화수소 안정 공급

수소차량 5만 7000대 보급
송도엔 100㎿급 발전소 건립

수소경제 인프라 구축 가속
“생산·소비 패러다임 대전환”


인천시가 미래 클린에너지로 주목받는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지역의 생산과 소비 패러다임을 바꾼다. 오는 2030년까지 9조8724억 원(민간 6조9866억 원)을 투자해 산업·경제 전반에 소비되는 화석연료를 수소로 전환, 탄소배출량을 연간 21만3000t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30년생 소나무 3228만 그루를 심는 효과가 기대된다.

인천시는 최근 탈석탄·탄소중립을 정책 목표로 하는 ‘인천형 수소생태계 구축 전략’을 마련했다고 25일 밝혔다. 수소생태계는 에너지원인 수소를 안정적으로 생산·저장·운반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최종적으로 탄소 배출 없는 전력을 생산해 소비하는 구조다. 일상은 물론 산업시설 전반에 필요한 에너지원을 수소로 전환해 화석연료의 의존도를 낮춘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오는 2025년까지 수도권 최대 규모의 수소생산클러스터가 인천 서구에 조성된다. 연간 수소차 8만여 대에 연료를 공급할 수 있는 3만2200t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다. 시는 앞서 올해 3월 SK E&S와 현대차 등과 수소생산클러스터 조성에 따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2023년부터 SK인천석유화학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정제해 연간 3만t의 액화수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된다.

또 쓰레기를 매립한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로 ‘블루수소’를 생산, 2025년부터 매년 2200t의 수소 연료를 공급받게 된다. 블루수소는 석유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와 달리 이산화탄소(CO2)가 전혀 나오지 않는 청정에너지다.

수소차 보급도 확대된다. 시는 총 사업비 5조2000억 원을 들여 2030년까지 수소를 연료로 하는 승용차 5만7000대를 보급하고, 현재 운행 중인 시내버스 2204대 중 1800대도 차례대로 친환경 수소버스로 교체할 계획이다.

공공기관에서 운행하는 관용 차량을 교체할 때도 수소차 구입이 우선시된다. 수소차 연료 공급에 필요한 충전소도 인천 시내 어디서든 20분 내 접근 가능한 곳에 설치된다. 인천에 현재 2개소뿐인 수소연료충전소가 올 연말까지 9개소로 늘어나고 2030년에는 모두 52개소가 운영된다.

인천 남동구 수소차 충전소에서 연료를 충전한 자동차가 빠져나가고 있다.
인천 남동구 수소차 충전소에서 연료를 충전한 자동차가 빠져나가고 있다.

인천시 전체 탄소배출량의 30%를 차지하는 석탄발전소도 수소를 연료로 한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로 대체된다. 이미 인천 동구에 수소연료전지 발전소가 모든 설비를 갖추고 내달 2일 가동에 들어간다. 8만7000여 가구가 연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 320GWh도 이곳에서 생산된다. 또 한국가스공사는 2024년 준공을 목표로 인천 연수구 송도 액화천연가스(LNG) 인수기지 내 100㎿급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건립 중이다.

GS에너지와 인천종합에너지도 이곳에 1조 원의 사업비를 들여 같은 규모의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2025년 준공할 예정이다. 이곳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는 LNG를 저장하는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증발가스(BOG)를 활용하기 때문에 별도의 연료비가 들지 않는다. 특히 수소연료전지를 이용한 발전은 기존 화력발전과 달리 전기분해의 역반응을 일으켜 전력을 생산하기 때문에 대기오염물질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새로운 발전방식에 대한 안전성 검증과 발전설비를 혐오시설로 보는 주민들의 반대가 걸림돌이다. 시는 수소연료전지에 대한 인식 개선과 주민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전문가 포럼을 오는 28일과 30일 2차례 진행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전력 수요가 많은 산업단지 20곳에 수소연료전지 발전소(20㎿급)를 각각 설치해 이곳에서 자체 생산된 전력으로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이들 산업단지에서 필요로 하는 전력의 30∼40%는 수소연료전지를 통해 분산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일반 건축물과 주택에서 사용하는 소규모 수소연료전지의 보급도 확대된다. 주택용 수소연료전지의 경우 일정액의 설치 보조금이 지급되고, 연면적 500㎡ 이상 신규 건축물과 노후 공공건물의 리모델링 시 수소연료전지 발전설비가 의무화된다. 인천 강화·옹진군 등 도서 지역에도 마을 단위의 수소연료전지 발전소(40㎿)가 설치된다.

시는 오는 2028년까지 수소연료전지를 통한 발전량을 4371GWh까지 끌어올려 기존 석탄발전을 대체할 방침이다. 인천시 전체 전력 사용량의 23%에 달하는 발전량으로 현재 가동 중인 영흥화력발전 1호기(발전량 3940GWh)의 조기 폐쇄도 가능하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산업경제 전반에 필요한 에너지원을 수소로 전환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라며 “인천시가 탄소 배출 없는 미래 청정 도시의 청사진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인천 = 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
지건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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