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서봉 모친은 속이 깊은 분이다. 자신의 처지가 어렵기는 하나 장사하는 사람이 더 어려울 것이라 짐작하고, 또 일부러 나쁜 짓을 하지는 않았으리라 믿고 문제 삼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모른 척 놔두면 다른 사람들이 탈이 날까 염려해 그리 한 것이다. ‘상한 고기를 판 사람’과 일면식도 없는 ‘다른 사람’을 모두 배려한 마음 씀이다.
이 소식을 들은 홍서봉은 ‘어머니의 이 마음이 반드시 후손을 번창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자식은 부모를 보며 큰다. 그래서 부모의 언행은 신중히 해야 한다. 남을 배려하지 않는 부모를 보고 자란 아이가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기란 쉽지 않다. 우리는 모녀가 ‘갑질’하는 집안을 본 적이 있지 않은가. 이래서 상대의 마음을 공감하고 그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배려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배려는 더불어 사는 사회를 이루는 소중한 덕목이다. ‘효’도 상대를 배려하는 태도의 확장이다. 자식이 연로하신 부모 입장에서 생각하고 보살펴 드리는 것이 바로 ‘효’다. 홍서봉이 정승 반열에 오른 것도 모친의 마음 씀을 기억하고 남의 처지를 배려하며 반듯하게 성장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은 누군가를 어떤 식으로든 기억한다. 자식도 우리를 어떤 식으로든 기억할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지를 생각하면 두렵기도 하다.
중동고 교장, 성균관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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