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인자’ 추정 漢字 등 1600여점
훈민정음 창제(1443년) 당시 표기법을 따른 가장 오래된 한글 금속활자가 발견됐다. 또 현재까지 최고(最古) 조선 금속활자로 확인된 ‘을해자(1455년 주조)’보다 20여 년 앞선 ‘갑인자(1434년)’로 추정되는 한자 금속활자도 다량 확인됐다. 이들이 갑인자로 최종 확인될 경우, 이는 1450년대 구텐베르크 인쇄기보다 앞선 것이다.
문화재청은 29일 수도문물연구원(원장 오경택)이 발굴조사 중인 ‘서울 공평구역 제15·16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부지 내 유적(종로구 인사동 79번지)’에서 조선 전기 금속활자 1600여 점이 한꺼번에 발견됐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한글 금속활자는 순경음(ㅱ, ㅸ), 이영보래(ㅭ), 반치음(ㅿ) 등 15세기에 한정돼 사용된 동국정운(東國正韻)식 표기법을 따른다. 이는 그동안 인쇄본으로만 확인됐을 뿐이었다. 백두현 경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이날 “동국정운식 표기법을 따른 한글 금속활자 발견은 이번이 처음으로 세조 때 만들어진 초기 을해자가 확실해 보인다”고 밝혔다. 갑인자 추정 활자와 관련, 이승철 청주시 고인쇄박물관 학예사는 “육안 검사에서 1434년 주조된 초주갑인자와 생김새가 일치하는 활자가 4~5개 확인됐다”며 “조선 활자 인쇄술 규명에 매우 중요한 사료”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세종 대 천문시계 일성정시의(日星定時儀), 세종~중종 대 물시계 주전(籌箭·작은 구슬을 저장했다 방출해 자동 물시계의 시보 장치를 작동시키는 부속품) 등도 발견됐다. 이들 역시 기록상으로만 남아있던 유물로 실물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물이 나온 지점은 종로2가 사거리, 탑골공원 서쪽으로 종로 뒤편 작은 골목인 피맛골과 인접한 땅이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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