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29일 오전 부산지법에서 열린 성추행 혐의 선고공판 출석직전 심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눈을 지그시 감고 있다.  연합뉴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29일 오전 부산지법에서 열린 성추행 혐의 선고공판 출석직전 심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눈을 지그시 감고 있다. 연합뉴스
■ 1심 징역 3년 법정구속

강제추행 등 4개 혐의 인정
“우리 사회가 느낀 감정 참담”
‘고령에 의한 치매’인정 안돼


여직원 2명을 성추행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사퇴 1년 2개월 만에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오 전 시장과 변호인 측은 재판과정에서 형량을 낮추기 위해 ‘일시적 기습추행’이나 ‘고령에 의한 치매 의심 증상’ 등을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모두 인정하지 않고 ‘권력형 성범죄’로 규정해 엄단 의지를 밝혔다.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 류승우)는 먼저 “이 사건은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해 월등히 우월한 지위를 이용, 권력에 의한 성폭력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례적으로 “피해자 심정은 처참하고, 저를 포함한 우리 사회가 느낀 감정은 참담했다”며 “피고인은 우리나라 사회에서 앞에 서서 이끄는 사람으로 피해자는 물론 우리 사회 구성원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해양수산부 장관과 부산시장까지 지낸 피고인의 사회적 책임은 더욱 무겁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재판에서는 강제추행, 강제추행미수, 무고, 강제추행치상 등 4가지 혐의 중 강제추행치상 여부 인정이 쟁점이었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죄로 인해 피해자가 심각한 정신적 상해와 스트레스에 시달려 병원치료를 받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 부분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그동안 경찰 및 검찰 수사과정에서 2차례의 구속영장 청구에 일부 혐의를 즉시 인정하고 고령인 점 등을 내세워 구속을 피해왔지만 결국 이번에 부산구치소에 수감되는 신세가 됐다.

오 전 시장은 정무라인과 함께 사건을 무마하려다 A 씨의 강력 반발로 지난해 4월 23일 사퇴했다. 당시 사퇴 시점도 국회의원 총선거(4월 15일) 이후여서 여러 가지 정치적 의혹에 휘말리기도 했다. 또 경찰 및 검찰의 9개월에 걸친 늑장수사에다 다시 첫 재판이 당초 올해 3월 23일에서 부산시장 보궐선거(4월 7일) 이후로 연기되는 등 두 차례나 미뤄지기도 했다.

한편 오거돈성폭력사건공대책위는 선고형량이 부족했다고 평가하고, “항소를 통해 가해자가 엄중히 처벌받고 피해자가 일상으로 돌아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대위는 “권력형 성폭력을 뿌리 뽑고 성적으로 평등한 세상을 앞당기는 데 부족하다”면서 “권력형 죄를 더 엄중히 묻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부산 = 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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